"갈등·충돌의 리더십 나경원" - "헌정유린엔 오신환 책임도"
[이경태 기자]
▲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서 오신환(왼쪽), 나경원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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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 "우리가 강경보수 깃발 들고 승리할 수 없단 것 알지 않나."
나경원 : "자꾸 강경보수라 하는데 그러면 조국 사태 때 가만히 지켜봐야 했나?"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나경원(기호순) 경선후보가 16일 오후 첫 맞수토론에서 상대방을 매섭게 찌르고 나섰다. 특히 본선 경쟁력과 리더십을 따질 땐 지난 2019년 당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관련 패스트트랙 충돌 상황을 문제 삼으면서 서로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이 문제를 처음 지적하고 나선 것은 오신환 후보였다. 그는 "나경원 후보가 단일화 경쟁에선 안철수 후보보다 뒤지고 있지 않나. 그리고 본선에서도 (경쟁력과 리더십과 관련)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후보는 '단순한 반문(반문재인)연대를 넘어선 자유주의상식연합을 꾸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금태섭 무소속 후보와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와도 소통했다'고 응수했다. 오 후보는 다시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 중원 싸움이 중요하단 것 아니냐. 그런데 자유주의상식연합을 가장 오른쪽에 계신 분이 얘기하니 될 것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제가 왜 가장 오른쪽에 있나. (언론 등에서 평가할 때) 저는 우리 당 의원 가운데 중간에 가까운 사람으로 나온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꾸 (저에게) 강경보수라 하시는데 재작년 원내대표 시절에 (패스트트랙 등과 관련) 저항한 걸 말하는 것 같다"며 "그런데 '조국 사태' 때 온 국민이 광화문에 나가는 데 가만히 쳐다보는 게 맞았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당시 패스트트랙 사태 때,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한 게 무슨 결과를 낳았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코미디가 됐고 공수처는 가장 최악의 상황으로 통과되지 않았나"라고 직격했다. 나 후보가 "(당시) 헌법과 국회법을 유린하는 여당에 대해 어떻게 했어야 했느냐"라고 반박했지만 오 후보는 "그때 여러 번 말했지만 '최악을 막기 위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취해야 한다'고 했는데 하나도 못 막고 결과적으로 나 후보를 포함해 의원들이 기소돼 재판을 치르고 있잖느냐"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또 "위기의 서울시 상황에서 갈등과 충돌을 유발하는 리더십이 맞나"며 "서울시의회 109명 의원 중 101명이 민주당 의원인데 무조건 반대하고 강경하게 나간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나 후보는 "오 후보가 그날 오전에 그런 글을 안 올리고 조용히 반대표를 던졌으면 그런 헌정유린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반격했다.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사법개혁특위에서 공수처법 관련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오 후보가 페이스북에 반대 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사개특위에서 강제 사보임 당하면서 여야 대치 상황이 격화된 만큼, 오 후보의 책임도 만만찮다는 반격이었다.
나 후보는 이어 "헌법을 유린하는 건 맞서야 하지만 시민의 삶을 지키는 건 (당이 다르더라도) 충분히 공감이 가능하다"며 "4선 의원의 정치경험을 잘 녹여서 시민의 삶을 위한 협치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신환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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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나경원 두 후보는 앞서 각각 발표했던 정책 공약을 두고도 치열한 논쟁을 펼쳤다.
오 후보는 토지임대부 공공주택에 입주하는 청년·신혼부부에게 최대 1억1700억 원의 대출이자를 지원하겠다는 나 후보의 공약을 겨냥했다. 앞서 그는 이 공약을 두고, 나 후보를 '결혼수당 1억 원' 등의 공약을 내놨던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에 빗대 '나경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주거부담비를 줄여야 혼인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상식인 만큼 방향성은 잘 잡았지만 이미 '반값아파트(토지임대부 공공주택)' 혜택을 받은 분들이 또 다시 대출이자 지원을 받는 건 중복지원 아닌가"라고 따졌다. 또 "현금을 지원한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 후보는 "제 공약을 잘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다. 민간분양 아파트를 사지 못하는 분들에게 두터운 사다리를 놓는 것"이라며 "저출산 문제와 관련, 부부에게 물어보면 다들 주거비용 때문이라고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나 후보는 민간주택 공급을 활성화 하겠다고 했지만 문재인 정부보다 2만 호 더 적은 민간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한다. (공약)기초설계가 잘못돼 본선에서도 지적 받을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나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면 활성화 되고 (공급이)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며 "(오 후보의) 서울 주택 공급량에 대한 통계 수치에 착오가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환매조건부 반반아파트 3만 호를 태릉CC 등에 공급하겠다'는 오 후보의 부동산 공약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그린벨트 훼손에 찬성하는 것이냐"고 공세를 폈다. 오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의 8.4 부동산 대책 때 발표된 공공택지(후보지)를 염두에 두고 발표한 것이다.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한 것이다"고 답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나경원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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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공약에 따른 재원 마련 가능성에 대한 공방도 오갔다. 나경원 후보는 '1인 소득이 최저 생계비에 미달하는 청년에게 월 최대 54만5000원을 지급하겠다'는 오신환 후보의 청년수당 공약에 대해 따졌다.
오 후보는 "2021년도 최저생계비가 109만 원인데 50%에 해당하는 54만5000원을 '캡(상한선)'으로 씌워서 지원하겠다는 공약"이라며 "이미 서울시가 미취업 청년 2만 명을 대상으로 50만 원씩,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청년수당을 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의) 재난지원금을 먼저 쓰고 모자라면 지방채를 발행한다는 것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오 후보는 "2년 간의 한시적 정책이라 1년에 1조7000억 원 예산이 소요되는데 10년의 재정계획을 세워서 1년에 3500억 원씩 줄여나가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지방채 얘긴 꺼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의 '숨트론', 즉 '소상공인·자영업자 120만 명에게 1인 당 최대 5000만 원까지 대출해줘 이자율 1%로 3년에서 5년 사이 상환' 공약에 대해 오 후보는 "6조 원이나 필요한 데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이냐"고 역공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서울시 '순세계잉여금(매 회계년도 세입·세출의 결산상 생긴 잉여금)'만 해도 2조 원이 넘는다. 그걸 기본으로 해서 재정 다이어트를 하면 충분히 (재원을) 더 만들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9일과 23일 본경선 진출 후보 4인(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의 맞수토론을 두 차례 더 진행한 후 26일 모든 후보가 참여하는 합동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 토론회 때마다 1000명의 시민평가단이 승패를 가리고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를 발표한다. 최종 후보는 100% 시민여론조사를 통해 3월 4일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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