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같아" 놀림에 우는 아이들, 77%가 "죽고 싶다"

윤근혁 2021. 2. 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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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감이 만3세인 유치원생부터 동성애, 급진페미니즘, 사회주의 등의 교육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서울시(에 사는 사람이) 아니어도 상관 없습니다."

최근 개신교계 단체 카카오톡방 등에 돌아다니는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동의' 독려 글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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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생인권종합계획 속 성소수자 보호가 '동성애 조장'?.. "이런 선동에 또 상처"

[윤근혁 기자]

 최근 개신교계 단톡방 등에 떠돌고 있는 문자 메시지.
ⓒ 제보자
 
"서울시교육감이 만3세인 유치원생부터 동성애, 급진페미니즘, 사회주의 등의 교육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서울시(에 사는 사람이) 아니어도 상관 없습니다."

최근 개신교계 단체 카카오톡방 등에 돌아다니는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동의' 독려 글귀다. 서울시교육청이 '성소수자 보호' 내용 등이 담긴 서울학생인권종합 3개년 계획을 오는 3월 학교에 보내려고 하자, 일부 세력이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청원에는 3만 3036명이 동의했다. (관련 기사 : 서울시 학생인권종합계획이 동성애교육?... 우익단체들 또 흠집내기 http://omn.kr/1rscf)

성소수자 상담 내용 봤더니, 20%가 자살-자해

이 같은 '동성애 조장' 주장에 대해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의 유승희 사무국장은 "성소수자를 차별과 혐오로부터 보호하자는 것을 '동성애 조장'이라고 선동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16일 <오마이뉴스>에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격과 비방이야말로 가뜩이나 우울과 높은 자살률로 고생하고 있는 성소수자 청소년들을 다시 한 번 상처 내는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단체가 낸 '2019-2020 활동보고서'를 보면 2019년 400건의 상담건수 가운데 '자살 위기·자해'에 대한 내용은 20.2%인 81건이나 되었다.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이 만든 보고서.
ⓒ 띵동
 
이런 결과에 대해 유 사무국장은 "학교에서 성소수자 청소년들 가운데 상당수가 친구들이나 선생님에게서 '게이 같다, 레즈비언 같다'는 놀림을 수시로 받아 자살과 자해를 생각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이런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혐오가 없도록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명시하는 것은 최소한의 교육적 보호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엔 하루에 한 건 이상의 성소수자 청소년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고 한다. 최근엔 한 성소수자 학생이 교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들은 뒤 고민하다가 상담을 신청했다.

"너는 너의 이상한 모습에 대해 부모님에게 늘 죄송하게 생각해야 한다."

최근 국가인권위가 발표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7.0%가 '중고교 수업 중 교사가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1.3%는 '(성소수자 관련) 교사로부터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한국에 사는 만19세 이상 트랜스젠더 591명을 대상으로 벌인 것이다.

이처럼 부당한 대우와 혐오, 놀림에 시달리다보니 자살과 자해를 생각하는 성소수자 청소년 비율이 높아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이 2006년에 발표한 '청소년 성소수자의 생활실태 조사'에 따르면 77.4%가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60.2%는 '자살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자살 시도를 해본 청소년도 47.4%였다. 청소년 성소수자 13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2014년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18세 이하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성소수자라는 사실 때문에 차별이나 폭력을 경험한 청소년' 가운데 자살시도와 자해시도 비율은 각각 41%와 48%였다. 하지만 '차별이나 폭력 경험이 없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자살과 자해 시도가 각각 21%와 27%였다.

"성소수자도 학생... 학생 안전 위한 계획이 학생인권종합계획"

김영준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오마이뉴스>에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학생들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 교육적, 도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라면서 "성소수자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일상에 남아 있는 성차별과 혐오를 해소해서 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학생인권종합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3월쯤 이 지역 유초중고에 학생인권종합 3개년 계획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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