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마려운데, 아무리 용을 써도 안 나온다면?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2021. 2. 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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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용을 써도 변이 배출되지 않으면 출구폐쇄형 변비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변비 중에는 반드시 병원 치료가 필요한 변비가 있다. 하지만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일반약으로 버티거나 생활습관만 바꿔서 행동하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환자가 많다. 생활습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변비의 원인에 대해 알아본다.

▷대장무력증=식사를 거르지 않고 잘 하는데도 일주일이 넘도록 변의(便意)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면 대장의 신경세포가 둔해지거나 죽어서 생기는 '대장무력증'일 수 있다. 대장무력증이 나타나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선천적으로 대장의 신경세포가 둔하거나, 변비약을 오남용 하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대장은 근육으로 움직이는데, 신경세포가 둔해지거나 죽으면 대장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변이 대장을 무척 느리게 통과하는 대장무력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대장무력증은 신경세포의 문제이기 때문에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에는 잘 반응하지 않고, 생활습관을 개선해도 효과가 없다. 약효가 강한 장운동개선제 등을 병원에서 처방받아 사용해야 하며, 심한 대장무력증은 대장을 잘라내고 소장과 직장을 연결해주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

▷​출구폐쇄형 변비=대장 운동은 정상이지만 직장(直腸)이 막히거나 열리지 않아 변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출구폐쇄형 변비'다. 직장 구조 자체의 문제여서 생활습관으로 개선하기 힘들다. 출구폐쇄형 변비가 있이면 변이 마려운데 아무리 용을 써도 변이 거의 나오지 않고, 속에 변이 없어도 계속 변의를 느낀다는 특징이 있다. ▲대장 운동은 정상이지만 항문 주위의 근육인 치골직장근이 이완되지 않아 직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 '치골직장근 이상항진증' ▲직장과 질 사이의 벽이 얇아지면서 늘어나 생긴 주머니 모양의 공간에 대변에 들어가 항문으로 잘 나오지 않는 '직장류' ▲직장 내 조직이 늘어나 항문을 막는 '직장항문중첩증'이 출구폐쇄형 변비를 유발한다.​ 치골직장근 이상항진증의 경우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효과적이다. 근육수축 감시장치를 항문속에 넣은 뒤, 장치와 연결된 모니터를 보면서 실제 대변을 볼 때처럼 힘을 준다. 이때 항문 주위 근육이 제대로 이완되지 않으면 화면에 틀렸다는 표시가 나타난다. 환자는 화면을 보면서 자신이 어떤 부분에 어떻게 힘을 줘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심한 직장류·직장항문중첩증은 늘어난 조직을 절제해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대장암·파킨슨병=대장암과 파킨슨병은 공통적으로 변비가 잘 생긴다. 대장암은 암세포가 변이 지나가는 길을 막고, 파킨슨병으로 생기는 이상(異常) 단백질이 장 신경에 쌓이면 장 운동을 잘 못하게 된다. 때문에 50대 이후에 대장암·파킨슨병으로 생기는 변비 증상은 생활습관을 바꿔도 차도가 없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혈변·변비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대장암의 신호일 수 있으며, 손 떨림·변비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파킨슨병 증상일 수 있다. 이때는 해당 질환을 치료해야지만 변비 증상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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