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탈영병 대거 발생" 알고도..또 민통선 구멍 뚫린 軍
"남하 과정, 귀순 여부 등 조사중"
"철책 넘거나 목선타고 내려왔을 것"
군 관계자 "최근 북한서 탈영병 늘어"
군이 16일 새벽 동해 인근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에서 탈북 남성 1명을 발견해 검거했다. 군 당국이 이 남성의 남하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가운데, 군 경계에 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에서 군사분계선(MDL) 이남의 민통선 지역에 내려오려면 철책을 넘거나 해상으로 침투하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은 지난 2012년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혔던 이른바 '노크 귀순'이 발생했던 곳이기도 하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날 오전 4시 20분쯤 강원도 고성군 육군 22사단 지역의 민통선 내 검문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처음 포착됐다. 당시 남성은 북에서 남쪽으로 이동 중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당시 해당 지역에 대침투 경계령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다. 22사단은 물론 인근 부대까지 전투배치가 이뤄졌다. 군은 이달 말까지 열리고 있는 북한군의 겨울 훈련과 연관 있는 도발 또는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감안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대 초반으로 검거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혔다. 다만 합참은 "(탈북 남성의) 남하 과정 및 귀순 여부 등 세부사항에 대해선 관계 기관과 공조 아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선 이번 사건을 놓고 또 경계에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민통선 안에서 붙잡혔다면 결국 철책을 넘거나 목선 등을 타고 들어왔다는 얘긴데, 사전에 적발이 안 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합참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가 해상으로 왔을 가능성을 포함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군은 지난해에도 탈북민이 군의 경계망을 피해 배수로를 통해 월북하고,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북한 주민이 철책을 넘어 월남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군 당국이 이날 오후까지 탈북 남성의 구체적인 신원을 함구한 가운데 일각에선 연령대 등을 고려해 탈영병 가능성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군 관계자는 "군 당국이 지난달 초부터 설 연휴 전까지 북한 지역에서 탈영병이 대거 발생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후 전방부대의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매년 북한군이 동계훈련을 하던 중 탈영병이 늘어난다"며 "이번의 경우 1월에 각종 정치행사가 가중돼 탈영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상진·박용한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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