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많이 갈지 않으세요? 코로나19 부작용입니다
혹시 최근 이를 간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턱이 뻐근하지 않은가? 코로나19 이후 의외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갈이 환자가 늘어난 것. 세계적 현상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뉴욕 맨해튼 치과 태미 첸 박사의 기고문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이갈이 호소 환자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교수팀은 이스라엘과 폴란드의 코로나 19 봉쇄 기간 동안 이갈이를 앓는 사람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캐나다에서도 코로나19 봉쇄령 기간 이갈이로 인한 치아균열증후군 환자가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조사 결과는 없지만, 한국에 더 많은 이갈이 환자가 생겼을 것으로 추측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류재준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흐트러진 자세 등이 이갈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엔 입을 다물었을 때 윗니와 아랫니가 닿아 있어야 한다는 잘못된 통념까지 있어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받은 스트레스와 나빠진 자세가 원인
코로나19로 급격히 이갈이 환자가 늘어난 건 스트레스 때문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실제로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도 스트레스로 이갈이 환자가 증가하면서 국내에 치통 환자가 늘었다. 류재준 교수는 "이를 무는 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몸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치과 협회 칼 칼레드 협회장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증가하는 호르몬이 신체 근육을 긴장시키면서 치아와 턱관절도 영향을 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나쁜 자세도 전문가들이 꼽는 이갈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바른 자세를 잡고 앉은 뒤, 고개만 내려도 윗니와 아랫니가 맞물린다. 바르지 않은 자세는 더 심한 이 악물기를 유발한다. 또 장시간 유지되는 부자연스러운 자세는 목과 어깨 근육을 수축시킨다. 이는 아래턱뼈와 관자뼈가 만나는 측두하악관절을 자극해 턱관절에 무리를 준다. 첸 박사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휴대폰을 보는 시간이 늘었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책상과 의자보다 소파나 침대, 심지어 욕조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사람이 늘었다"며 "장시간 엎드리거나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한 게 이갈이로 인한 치아균열증후군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입 다물 때 위·아래 치아 닿아야 한다는 생각, 이갈이 유발
입을 다물었을 때 윗니와 아랫니가 닿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주간 이갈이를 유발한다. 주간 이갈이라니 무슨 말일까. 이갈이는 잘 때만 생기는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이갈이는 잠을 잘 때 이를 가는 것을 말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낮 동안 깨어 있을 때 반복적으로 치아를 꽉 물거나 옆으로 가는 행위도 포함된다. 마찬가지로 치아에 악영향을 준다. 류재준 교수는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이 위·아래 치아가 닿아있어야 한다고 보고 자주 이를 악문다”라며 “입술을 다물었을 때 윗니와 아랫니의 작은 어금니 사이가 2~3mm 정도 떨어져 있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주간 이갈이를 최대한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류재준 교수는 “주간 이갈이가 심할수록 밤에 자면서 하는 이갈이도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잘못된 통념으로 거리낌 없이 하던 주간 이갈이가 코로나19 이후 스트레스 증가로 더 심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갈이, 여러 질환 유발… 무시하면 안 돼
이갈이는 치아 부식이나 균열 외에도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갈이할 때는 평소 씹는 힘의 2~3배 힘이 가해진다. 이와 잇몸, 턱관절은 모두 연결돼 있다. 이갈이가 지속되면 약한 부분부터 차례로 악화된다. 안면 틀어짐, 잇몸 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고,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두통, 이명 등의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영국 이갈이 협회(Bruxism Association)에 따르면 이갈이 환자가 증상이 없는 환자보다 두통 빈도가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는 "이갈이는 비렘수면 1, 2단계 수준의 얕은 수면에서 일어난다"며 "이갈이가 심해지면 깊은 수면 단계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고, 각성이 계속되는 등 수면 장애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줄이고, 자세 바로잡아야
이갈이를 멈추려면 원인부터 없애야 한다. 가벼운 운동, 반신욕, 음악치료 등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독서대 등을 이용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주간 이갈이는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심호흡을 자주 하고, 바른 자세로 혀를 입천장에 대고 있으면 위아래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서 턱이 이완된다.
턱 근육을 이완하기 위해 잠들기 전 수건을 따뜻하게 데워 뺨에서 턱까지 감싸 얼굴, 목, 턱의 근육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잘 때 이에 끼우는 보정 장치인 나이트 가드 등을 사용할 수도 있다. 나이트 가드는 표면적을 넓혀서 이, 잇몸 그리고 턱관절에 가는 힘을 줄이고, 위·아래 치아가 최적의 위치로 맞물리게 해 턱 근육 이완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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