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美스파이설 비꼰 中네티즌 "KFC는 분변 무기 만드냐"
당국도 테슬라 견제 움직임 본격화
머스크, 클럽하우스에 푸틴 초대 눈길
“테슬라에 달린 모든 레이더·카메라에 잡힌 정보가 위성을 통해 미군 시스템에 수집된다. 중국 기관원이 테슬라를 사면 미사일 기지 등 모든 비밀 정보가 미국 군부에 넘어간다.” (란허·차량 전문가)
“실내 카메라는 차 안에서 나눈 대화를 모두 빅데이터로 바꿔 인공위성으로 쏘아 올린다.”(관쉐쥔· 쉬안처(選車)망 대표)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에 퍼지고 있는 현지 '자동차 전문가'들의 대화다. 미국의 전기 자동차 테슬라가 스파이 도구로 악용되고 있고, 이때문에 곧 판매가 금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이 중국의 통신업체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밝힌 논리를 테슬라에 그대로 적용한 한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중국 네티즌들조차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테슬라를 금지해야 한다면 먼저 애플 아이폰부터 금지하라”며 “아이폰의 정보 수집 능력이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럼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이 화장실을 무료로 개방한 이유가 중국인 분뇨를 수집해 생화학 무기를 연구하려는 것이냐”며 비꼬았다.
하지만 테슬라에 대한 공세는 단순히 민간 차원에서 벌인 해프닝은 아니다. 지난 8일 중국시장감관총국·인터넷정보판공실·공업정보화부·교통운수부·응급관리부소방구조국 등 중국 당국 5개 부처가 테슬라 관계자를 소환해 면담했다. 중국에서 ‘웨탄(約談)’으로 부르는 낮은 수위의 징계 형식이다. 당국은 테슬라 측에 배터리 발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OTA(Over-the-air) 등과 관련해 중국 법규 준수와 내부 관리 강화, 품질과 안전 책임 이행, 소비자 권익 보호 등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테슬라는 면담을 마친 뒤 곧 중국의 법률을 엄격히 준수하고 내부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식 의견서를 발표하며 사태 무마에 나섰다.
이같은 중국 당국의 움직임에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에서 외국 선도 기업의 입지를 줄여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이미 연간 25만 대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고, 올해 말 2기 라인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이 45만 대로 크게 늘어난다.
중국 한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이번 면담을 외국계 신에너지 자동차 업체의 발전 여지를 줄이려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며 “시장 점유율을 중국 기업 특히 국유기업 혹은 혼합소유제 기업에 넘기려 할 수 있다”고 지난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다.
이런 당국의 분위기와는 달리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중국 내에서 연일 화제를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1일 머스크가 직접 음성기반 대화형 앱인 클럽하우스에 참가하면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중국 당국은 곧 중국 내 클럽하우스 서비스를 차단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클럽하우스 대화방 참가는 물론 초대권이 있어도 중국 국가 번호로는 가입이 되지 않는 상태다.
그러자 머스크는 14일(현지시간) 중국을 건너뛰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크렘린에 “클럽 하우스 대화에 참석하지 않겠냐”는 초청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러시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이 곧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먼저 확인 후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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