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당장엔 못 맞고.. 암환자가 해야 할 일은?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1. 2. 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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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독감·폐렴 예방 백신 접종 맞아두라"
면역이 저하된 암환자라면 독감·폐렴 예방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월 26일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제일 먼저 맞게 될 집단은 요양병원·요양시설·정신요양시설·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다. 만성질환자, 암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라도 65세 미만이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올해 가을(3분기)은 되어야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면역력이 특히 약한 암환자들은 이대로 가을을 기다려야만 하는 걸까? 다른 호흡기질환 예방백신이라도 맞으면 괜찮을까?

◇면역력 약한 암환자, 폐렴백신이라도 맞는 게 도움될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는 암환자라면 폐렴백신 등 일단 맞을 수 있는 호흡기질환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수술, 항암치료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면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물론, 불필요한 질환에 감염되지 않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사망자의 기저질환 중 10.7%(중복)는 '악생신생물(암)'이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12월 28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중 암이 기저질환이었던 사례는 10.7%에 달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만큼은 아니지만, 암은 6번째로 많은 코로나19 사망자의 기저질환이었다. 이에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등 환자 단체들이 암 등 중증질환자와 희귀질환자의 조기접종 계획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질병관리청은 "65세 미만 연령층에서는 암환자나 만성질환자의 우선순위가 높기에 최대한 신속하게 접종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자와 어디에서 접촉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면역력이 약해진 65세 미만 암환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까지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불안감을 이해하지만, 코로나19 예방접종 시기가 당겨지길 기다리기보단 우선 폐렴백신이라도 맞는 게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기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호흡기질환 증상이 있으면 외래진료를 볼 수 없고, 응급환자라도 코로나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입원이 불가해 일반 폐렴환자들도 치료기회를 놓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정기석 교수는 "코로나로 오인당하면 치료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백신이 있는 질환이라면 당연히 예방접종을 통해 불필요한 병원이용을 막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화순전남대병원 종양내과 배우균 교수는 "폐렴의 경우, 암환자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감염으로 발생률이 건강한 성인 대비 약 3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배우균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추가적인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예방접종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오해받기 쉬운 폐렴·인플루엔자… 암환자 백신 접종은 언제?

정부와 전문가들은 암환자들에게 코로나19와 증상이 유사한 인플루엔자(독감)와 폐렴예방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독감)백신과 폐렴구균백신 필수 예방접종 대상에 면역저하자, 백혈병, 림프종, 전신적인 악성종양, 면역억제제 및 방사선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환자 등 암환자들을 포함하고 있다. 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큰 대상을 필수 접종대상에 포함시킨 셈이다.

다만, 예방접종을 하고자 하는 암환자라면 주치의와 접종시기를 조율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백신(불활화백신 기준)은 항암치료 2주 전 또는 항암치료 2주 후에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폐렴구균백신은 항암치료 시작 2주 전 접종하도록 하는 것을 권고하되, 이를 놓친 경우 항암 치료가 종료된 시점 3개월 이후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대한감염학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18세 이상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들은 폐렴구균백신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을 순차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항암치료로 인해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선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항체 생성률이 일반인보다 낮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접종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기석 교수는 "면역억제 치료나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예방백신을 맞더라도 효과가 낮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럼에도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코로나로 오해받아 치료기회를 놓치거나 불필요하게 병원을 이용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백신이 있다면 이를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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