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oney] 유가 랠리는 OPEC+엔 비수, 그 이유는..
원유시장은 코로나 쇼크에서 탈출
산유국은 저유가 시대에 단결하고
고유가 때는 이견 표출하며 갈등해
3월4일 사우디-러시아 충돌 가능성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시간 16일 오전 7시30분 현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60.1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가격은 63달러를 웃돌았다.
국제원유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처를 완전히 씻은 듯하다. WTI는 지난해 1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새로운 복병’이 나타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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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는 하루 100만 배럴 감산효과
최근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등 북반구 지역을 강타한 한파 탓이 크다. 그 바람에 텍사스 미드랜드 지역마저 영하로 떨어졌다.
텍사스 미드랜드는 셰일 원유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지역의 한파와 전기부족 사태 탓에 생산이 중단된 원유만도 하루 100만 배럴에 이른다.
국제유가는 2월1일 이후 이날까지 15% 정도 뛰었다. 주요 석유수출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하고 있는 와중에 북반구 지역이 예상보다 추워 난방용 기름 수요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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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올 여름 예상치 넘어서
결과적으로 OPEC+ 감산의 효과가 극대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 바람에 많은 전문가가 올해 여름에나 돌파할 것으로 봤던 ‘배럴당 50~60달러’를 국제유가가 2월에 넘어섰다.
이제 관심은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질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올 겨울 추위가 이어지는 동안 단기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원유 콜 옵션이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을 예상한 베팅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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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은 새로운 방아쇠
그러나 미국 원유컨설팅회사인 래피던의 로버트 맥널리 대표는 이날 기자에게 띄운 문자에서 “산유국의 갈등은 기름값이 오르면 불거졌다”고 귀띔했다. 반면, 저유가 국면에선 “쉽게 감산 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맥널리의 말대로라면, 최근 유가 랠리 자체가 OPEC+엔 ‘새로운 복병’인 셈이다. 그의 말이 터무니없지는 않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1979년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생산쿼터 어기기가 빈번했다. 또 국제유가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해 11~12월 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규모를 놓고 충돌했다.
당시 사우디는 감산 지속을, 러시아는 증산을 주장했다. 두 나라 갈등은 사우디가 더 감산하고, 러시아가 6만5000배럴 정도 생산을 늘리는 선에서 봉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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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4일 OPEC+ 회의가 고비
OPEC+는 보름 정도 뒤인 3월4일 다시 모인다. 4월 이후 감산 규모를 정하기 위해서다. 러시아는 최근 기름값 상승을 근거로 감산 규모 축소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원유시장 전문 매체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사우디가 양보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3월4일 회의는 합의에 이르기 가장 힘든 모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두 나라 사이 이견은 재정적자를 반영한 적정 유가 수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빚어진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사우디는 배럴당 66달러 이상은 돼야 재정적자를 현 상태에서 유지할 수 있다. 감산을 지속해 국제유가를 70달러 선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러시아는 30~40달러만 돼도 재정적자가 더 늘지는 않는다. 러시아의 재정수입 가운데 석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우디보다 작다는 얘기다.
OPEC+의 균열은 국제유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랠리는 전문가들이 말하는 ‘안정적인 가격’은 아니다. 한파라는 단기 요인 때문에 형성돼서다. 일시적인 수요증가를 빼면, 글로벌 원유 소비는 코로나 충격에서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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