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은 안 하겠다".. 현대차 이어 닛산도 애플과 협상 중단

박구인 2021. 2. 16.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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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완성차 업체 닛산(사진)이 현대차·기아에 이어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관련 협의를 중단했다.

애플은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과 물밑 협상을 진행하면서 단순히 차체 생산과 조립, 공급 등 애플카 '단순 제조'만 맡아줄 업체를 찾고 있다.

애플의 협상 불발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어떤 완성차 업체가 새 파트너로 떠오를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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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애플, 의견차 못좁혀 협상 불발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완성차 업체 닛산(사진)이 현대차·기아에 이어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관련 협의를 중단했다. 이번에도 애플카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제권에 대해 양사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외 자동차 업계는 애플과의 협력설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차 개발과 판매·생산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1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닛산과 애플의 애플카 생산 관련 논의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결렬됐다. 애플이 닛산 측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제권을 모두 갖길 바란다고 요구한 게 협상 중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닛산 관계자는 “우리는 현재 애플과 협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닛산은 산업 혁신을 위한 협업이나 파트너십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후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

애플은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과 물밑 협상을 진행하면서 단순히 차체 생산과 조립, 공급 등 애플카 ‘단순 제조’만 맡아줄 업체를 찾고 있다. 아이폰의 조립만 맡아 생산 중인 대만 업체 ‘폭스콘’과의 협력 수준을 원하는 셈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애플의 하청 업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협력설이 불거졌던 현대차·기아가 “애플과 협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이유로도 거론된다.

애플의 협력 대상으로 언급됐던 독일 폭스바겐도 같은 이유로 협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는 전날 한 독일 매체를 통해 “자동차 산업은 단숨에 장악할 수 있는 기술 분야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애플과의 전기차 경쟁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애플의 협상 불발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어떤 완성차 업체가 새 파트너로 떠오를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완성차 업체와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을 제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혁신 역량을 갖춘 애플과의 협업은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각자의 계획에 따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 5와 CV(코드명)의 차량 정보를 일부 밝히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닛산은 프랑스 르노그룹과 전기차를 공동 개발 중이며, 올 하반기 일부 모델의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폭스바겐도 전용 플랫폼을 장착한 전기차 ID.3와 ID.4 출시에 이어 후속 모델을 개발 중이며, 전문 자회사 설립을 통한 자율주행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국내 자동차 업계는 지난달 생산과 내수, 수출이 동반 성장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4.9%, 내수는 18.4%, 수출은 29.5% 증가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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