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현대차 'ESG채권 경쟁'.."내가 최대" 신경전도 벌인다

강기헌 2021. 2.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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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업단지 전경. 정유화학사가 모인 여수산업단지는 ESG 채권 발행을 통한 환경 시설 투자가 한창이다. 중앙포토


새해부터 기업 사이에서 ESG 채권 발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친환경, 사회적 책임을 통한 지속가능 경영이 핵심이다. ESG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설비 투자 등으로 사용처가 제한된다.

ESG 채권 발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건 연초부터다. 기업간에는 벌써 발행 규모를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일 정도다. LG화학은 15일 "ESG 채권 8200억원을 포함해 1조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SG 채권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원료 사용 생산 공정 건설, 양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LG화학 로고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5일 10억 달러(1조1022억원)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를 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그린본드를 발행한 건 SK하이닉스가 처음”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로 마련한 자금을 폐수 처리장 건설과 용수 재활용 시스템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다. 채권 규모만 따져보면 SK하이닉스가 LG화학을 앞선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발행한 그린본드는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이라며 “국내에서 발행한 ESG 채권은 LG화학이 역대 최대가 맞다”고 설명했다.


ESG 채권 발행 정유·화학 기업이 앞서
국내 기업의 ESG 채권에서 가장 앞선 건 환경 이슈에 가장 민감한 정유·화학 기업이다. SK에너지는 지난 2019년 3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을 마쳤다. GS칼텍스도 같은 해 환경 시설 확충을 위한 그린본드 1000억원을 발행했다. LG화학은 같은 해 15.6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SK하이닉스.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에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ESG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6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현대제철도 같은 달 녹색채권 5000억원을 발행했다. 또 현대자동차는 이달 초 3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2조원이 넘게 몰려 발행액을 4000억원으로 늘렸다. 기아도 3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ESG 채권 발행 증가할 전망"
기업 사이에서 ESG 채권 발행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건 RE100(재생에너지 100%) 등 친환경 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애플과 BMW 등 글로벌 기업은 부품 공급사에 재생에너지로 만든 부품만 공급할 것을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윤지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9월 기준 글로벌 ESG 채권 발행 금액은 2800억 달러로 전년도 발행 금액(3016억 달러)의 92.8% 수준을 기록했다”며 “유럽을 선두로 주요국이 친환경 산업 육성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어 ESG 채권 발행은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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