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카드값 OK" 5만 달러 코앞 비트코인 '핵상'
마스터카드·마이애미시도 도입
인플레이션 공포에 가치 더 상승
"변동폭 크고 공급제한" 회의론도
비트코인이 잇따라 결제 수단과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으며 5만 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4일 4만9593달러까지 오른 뒤 15일에는 4만7000달러 선으로 밀렸다. 15일 오후 4시 40분 기준으로 4만7373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60% 이상 올랐다. 지난해 3월 최저치(4944달러)에 비해선 850% 넘게 상승했다.
미국 마스터카드는 지난 10일 결제 수단에 암호화폐를 일부 포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라즈 다모다란 마스터카드 부사장은 홈페이지에 “고객과 가맹점·기업이 비효율을 해소하고 자신의 가치를 이전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기 위한 결정”이란 글을 올렸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월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비밀리에 비트코인 관련 세미나를 열고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모건스탠리에서 1500억 달러의 투자를 맡은 카운터포인트 글로벌이 비트코인을 투자 대상 목록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뉴욕 멜론은행은 자산관리 고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를 보유·양도·발행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투자 적격 대상에 비트코인을 추가했다. 지난 8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고객들이 전기차를 살 때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에 추가하기로 한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겠다는 도시도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프란시스 수아레스 시장은 지난 11일 “시청 공무원이 원하면 월급을 비트코인으로 주고 시청 자산을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선 비트코인 금융상품도 출시한다.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가 속한 온타리오주 증권위원회는 지난 12일 자산관리 회사인 퍼퍼스 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영국 투자그룹 러퍼의 던칸매킨스 펀드매니저는 “비트코인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합법적 자산의 탄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 변화에는 ‘인플레이션 공포’도 깔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들이 보는 비트코인 가치 상승의 이유는 두려움”이라며 “주요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막대한 부양책을 쏟아낸 탓에 곧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란 걱정이 작용한다”고 보도했다. 블랙록의 릭 리더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해 11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월가에서 ‘비트코인이 곧 디지털 금’이라는 생각이 퍼지자 발 빠르게 입장을 바꿔 비트코인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에도 5~10%를 오르내릴 정도로 변동 폭이 크다. 팀 레인 캐나다중앙은행 부총재는 “최근 비트코인은 저명인사의 트위터만으로 가격이 급등한다”며 “트렌드라기보다 투기 광풍”이라고 경고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암호화폐가 불법 금융에 사용될 수 있다”며 규제에 나설 뜻을 밝혔다. 영국 암호화폐 회사 코퍼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의 채굴량은 2100만 개로 한정돼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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