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병원 방문 '뚝'..건강보험 적자 규모 2.5조 줄어
코로나19 영향으로 병원 발길 끊긴 영향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353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2018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2019년 2조 8243억원이었던 적자 규모가 이번에 대폭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15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총수입은 73조 4185억원, 총지출은 73조 7716억원을 기록했다. 수입보다 지출이 3531억원 많아 당기수지 적자로 나타났다. 건보 적립금은 17조 7712억원에서 17조 4181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는 2019년 당기수지 적자액인 2조 8243억원보다 2조 5000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앞서 2019년 4월 건강보험종합계획에서 당초 예측한 재정 적자 전망(2조 7275억)보다도 2조 4000억원이 감소했다.
건보공단은 적자 폭이 대폭 줄어든 이유에 대해 “감기ㆍ인플루엔자 등 호흡기질환이나 세균성 장 감염ㆍ결막염 등 감염성 질환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국민들이 손 씻기 등 개인위생관리에 이전보다 신경쓰게 되면서 병원을 찾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 작년 감기(47%)와 인플루엔자(97.4%), 폐렴(63.6%) 등 호흡기감염 환자 수는 48.1% 감소했고 세균성 장 감염 질환(30.9%), 결막염(17.8%) 등 감염성 질환 환자 수도 크게 감소했다. 덕분에 지난해 지출 증가율은 4.1%로 전년도 증가율(13.8%)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재정 수입은 7.9%(5조 4000억원) 증가했다. 전년도에 9.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한 수치다. 건보공단은 “보험료 부과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2018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부과돼 감염병 영향을 덜 받았으나 보험료 경감과 징수율 하락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지원금 확대도 적자 폭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2018년도 정부의 지원금은 7조 2000억원, 2019년에는 7조 9000억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에는 9조 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다만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는 선진국들이 보험료 수입액의 20~50%대로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재정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건보료는 작년 소득을 기반으로 책정되는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으로 보험료 수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보공단은 “지속가능한 수입 확충을 위하여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기반을 확대하고, 정부지원금 과소지원과 한시적 지원을 해소하기 위한 관련 법령이 개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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