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억? 종업원 5명?..'4차 재난지원금' 기준 형평성 딜레마
당정이 ‘3월 선별 지급, 추후 보편 지급’으로 가닥을 잡고 4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확한 지급 기준이 관심을 끈다. 지급 속도에 무게를 두고 기계적인 기준에 따라 지원금을 풀 경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인 ‘소상공인’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지원 대책의 사각지대를 보강하고 지원을 좀 더 두텁게 하는 차원에서다. 현재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지원기준은 연 매출 4억원 이하, 근로자 수 제조업 10인 미만, 서비스업 5명 미만이다.
기준선을 어디로 잡든 매출을 지급 기준으로 삼을 경우 논란이 붙을 수 있다. 업종 특성상 매출은 높지만, 이익이 낮은 곳도 있어서다. 거리두기에 따라 배달 매출이 늘고, 인건비ㆍ재료비 등 각종 비용은 오히려 줄어든 곳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피해 정도와 상관없이 기준을 충족하면 모두 받고, 기준에 미달하면 전혀 받을 수 없는 식의 ‘절벽’이 있다면 경계에 있는 소상공인의 반발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창업 시점, 종업원 수 등 세부기준도 마찬가지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2019년 11월 이전 창업)대로라면 지난해 신규 창업자에 대한 지급은 어려울 전망이다. 식당ㆍ학원 같은 서비스업은 특성상 종업원 수가 많은데 상시 종업원이 5명이 넘어가면 지원금을 못 받는다. 매출 타격이 심각하더라도 종업원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면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금’ 같이 합리적인 지급 기준은 있어야 한다. 오히려 형평성 논란 때문에 업종별ㆍ품목별로 예외를 두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정에서 기준선 완화 논의부터 나오는 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보다 일단 소나기부터 피하는 성격이 짙다. 매출 대신 영업이익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나 피해에 비례한 차등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었고 재난지원금 지급도 4차에 접어드는데 아직도 기준선을 두고 ‘올 오어낫씽(all or nothing)’ 방식으로 지급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매출 타격 등 피해액에 비례한 상세ㆍ차등 지급 기준을 만들어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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