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매일 17분씩 10년 쓰면 뇌종양 등 암 위험 ↑

민태원 2021. 2. 15. 16: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 등 공동 연구팀, 46편 논문 메타분석
얼굴에서 2~3cm 간격 두고, 줄 있는 이어폰 쓰는 게 좋아
국민일보DB

휴대전화를 하루 평균 17분씩 10년간 사용하면 뇌종양 등 암 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국제 공동 연구결과가 나왔다.
휴대전화를 오래 쓰면 악성, 양성 종양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나 차량 이동처럼 전자기파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가급적 줄이고 사용할 땐 얼굴에서 2~3㎝ 정도 떨어뜨리거나 가능한 줄 있는 이어폰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결과는 실제 실험 연구가 아니라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다수의 관련 논문을 분석한 메타 연구에 기반한 것이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대학원장 명승권 교수는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팀(제1저자 최윤정 박사), UC버클리 보건대학원 가족지역사회건강센터 조엘 모스코위츠 센터장과 공동으로 1999~2015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40편 이상의 환자 대조군 연구논문을 메타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주요 의학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에서 46편의 환자 대조군 연구결과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휴대전화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사람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종양 발생 관련성을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주요 연구그룹별로 세부적인 메타 분석한 결과, 스웨덴 하델 연구팀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 종양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온 반면,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주관한 다국가 인터폰 연구(INTERPHONE study)에서는 반대로 위험성을 낮추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또한 연구팀과 무관하게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기준으로 세부 분석한 결과 누적 사용 1000시간 넘게 장시간 사용 시 종양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교차비 1.60, 95%신뢰구간 1.12~2.30)으로 나타났다.

교차비는 환자군에서 위험 요인이 대조군보다 몇 배나 높은지 나타냄으로써 위험 요인과 질병 사이 관련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1 보다 높으면 위험 요인이 질병 위험성을 높인다고 해석하고 낮으면 낮춘다고 해석한다. 95% 신뢰구간에 1이 포함돼 있으면 통계적으로 의미없다고, 포함돼 있지 않으면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관련성을 보인다고 해석한다.

연구를 주도한 명승권 교수는 휴대전화 사용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메타분석 결과를 2009년 임상 종양학저널에 발표한 바 있다.
이후 2011년 국제암연구소에서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모여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를 ‘2B군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다. 이번 연구는 그 후 10년간 발표된 개별 연구를 포함해 메타분석 결과를 업데이트한 것이다.

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노출되는 고주파 전자기장(주파수 800~2000MHz)이 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일부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46편 연구를 모두 합쳤을 때는 휴대전화 사용과 종양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 연구자 그룹별 및 연구의 질적 수준별로 세부 분석을 시행했을 때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논문들은 크게 스웨덴 하델 연구팀, 국제암연구소 주관 다국가 인터폰 연구팀, 그 외 개별 연구자팀 등 3개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연구팀별로 따로 메타 분석결과 하델 연구팀은 휴대전화 사용이 종양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교차비 1.15, 95% 신뢰구간 1.00~1.33), 인터폰 연구팀은 오히려 종양 위험성을 낮추는 것으로(교차비 0.81, 95% 신뢰구간 0.75-0.89), 나머지 연구팀은 관련성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별로 결과 차이가 나는 이유를 분석한 결과 연구의 질적 수준, 연구 대상자의 응답률 및 휴대전화 회사로부터 연구비 제공 유무가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델 연구팀의 연구는 전반적으로 질적 수준이 높고 환자군과 대조군 사이에 응답률의 차이가 거의 없고 휴대전화 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제공받지 않았다.
반면 인터폰 연구는 질적 수준이 낮고 응답률에 차이가 많았고 휴대전화 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제공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휴대전화 사용이 종양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하델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명 교수는 “더욱이 연구팀과 상관없이 1000시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경우(10년간 사용으로 환산하면 매월 약 500분, 하루 평균 17분) 종양의 위험성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높았다(교차비 1.60, 95% 신뢰구간 1.12-2.30)”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메타분석에 포함된 환자 대조군 연구 방법은 선택 비뚤림(Selection bias)이나 회상 비뚤림(Recall bias) 같은 제한점이 있어 근거 수준이 보다 높은 전향적 코호트 연구방법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휴대전화 위험성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이라도 예방의 원칙에 입각해 휴대전화의 장시간 사용을 자제하길 권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엘리베이터나 차량 이동처럼 전자기파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고 매 사용 시 얼굴에서 2~3㎝ 정도 떨어뜨리고 가능한 줄 있는 이어폰을 사용하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