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린이집, 교사 1명당 아이 수 15명→10명 확 줄인다
서울시가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1명당 아동 수를 기존 15명대에서 10명대로 줄이는 시범사업을 한다. 국공립어린이집과 교사 규모를 늘림으로써 보육환경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15일 “올해 200억원을 투입해 서울시내 국공립어린이집을 18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어린이집 수를 늘려 지난해 말 기준 43.8%인 서울시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을 올해 46%, 내년 50%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자치구별 안배에도 신경 써 수요가 크지만 이용률이 낮은 자치구를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방편 중 하나로 올해부터 300세대 미만 아파트에서도 주민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단지 내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바꿀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300세대 이상 단지만 대상이었다.
서울시내 국공립어린이집은 2014년 말 844개에서 지난해 말 1749개로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 전체 국공립어린이집 4958개의 35.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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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어린이집, 51개 더 늘린다
하지만 최근 인천시 국공립어린이집, 서울시 은평구 구립어린이집 등 공공보육기관에서 잇따라 아동학대 의혹이 불거지면서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이다. 서울시는 교사 한 명당 아동 수를 0세반은 3명에서 2명으로, 3세반은 15명에서 10명으로 줄이는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두 반을 사업 대상으로 정한 것은 0세반은 집중적 보살핌이 필요하며 3세반 수요가 많아서다. 6월부터 시범사업을 한 뒤 확대 운영을 검토한다.
강희은 서울시 보육담당관은 “국공립어린이집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육환경을 개선해야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다”며 “교사의 업무 과중이 아동학대의 한 요인이 될 수 있어 아동 비율 개선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봤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집・유치원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원인이 교사인 경우,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46.2%가 직무스트레스, 29.8%가 감정조절 및 통제력 등 한계, 11.3%가 아동문제행동 대처 능력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직무스트레스를 꼽은 비율이 민간보다 국공립·사회복지법인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서울시가 처음 시도하는 이 사업의 관련 예산은 교사 110명의 인건비에 해당하는 33억원이다. 어린이집당 한반씩 110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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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 6월 시범사업
아울러 국공립어린이집 재위탁 심사 기준도 개선한다고 밝혔다. 국공립어린이집은 국비와 시비로 자치구가 설립한 뒤 100% 위탁 운영한다. 재위탁을 심사할 때 영유아 건강·안전, 시설 설치기준 등 필수항목지표와 놀이중심·생태친화보육 등 보육환경 변화에 따른 세부심사지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2015년부터 어린이집마다 아동인권 선임교사를 1명씩 두게 했다. 해당 교사가 지자체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아동학대 관련 교육을 받은 뒤 다른 직원과 교사에게 전파하는 방식이다. 강 담당관은 “민간·가정어린이집은 권고사항”이라며 “현재 민간을 포함해 서울시내 전체 어린이집의 85%에 아동인권 선임교사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아동 100명 이상 서울시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여부와 함께 아동학대 매뉴얼 숙지에 대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17일에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주관으로 국공립어린이집 서비스 질 개선 토론회가 열린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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