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제품 9개 검증했더니 진짜는 2개뿐
[류승연, 이희훈 기자]
▲ 친환경? 진짜 친환경 맞나요? ...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센터장은 썩는 플라스틱을 연구해온 국내 바이오플라스틱계 전문가다. <오마이뉴스>는 그에게 '친환경'이라고 홍보하는 제품 9개를 가져가 물었다. "이거 친환경 맞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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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일회용품'이란 글자는 달콤하다. 플라스틱을 매일 쓰고 버리면서 알게 모르게 죄책감에 시달렸던 소비자들의 경우라면 더 그렇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자긍심을 느끼며 같은 기능의 다른 제품보다 더 비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기도 한다. 환경부 조사 결과, 지난 2019년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956개 기업 가운데 전체의 89.1%에 해당하는 852개 기업 매출이 평균적으로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친환경 일회용품을 구입하면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친환경이냐'고 묻는 소비자는 드물다. 그냥 친환경이라고 하니, 믿고 지갑을 연다.
기업들이 내놓는 '친환경 제품들'이 '친환경'인 이유는 무엇일까? '친환경'이란 무엇일까? '진짜 친환경 제품'이 맞을까?
이런 질문을 안고 <오마이뉴스>는 '친환경'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홍보 중인 롤백, 지퍼백, 빨대, 수세미, 도시락 등 9개 일회용 제품들을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배달 업체에서 무작위로 구입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싸들고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를 찾아갔다. 썩는 플라스틱을 연구해온 국내 바이오플라스틱계 전문가 황성연 센터장에게 내보였다.
결론적으로 9개 제품 중 황 센터장이 '진짜 친환경'이라고 고른 제품은 2개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국내 여건상 실질적으로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신 앞에 무작위로 펼쳐진 제품들의 성분표를 자세히 읽어보거나 직접 뜯어 만져보던 그는, 한참을 고민한 후에 나머지 7개 제품은 "친환경이 아니"거나, "규정상 친환경" 또는 "반쯤 친환경"이라고 말했다.
분명히 '친환경'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그의 말을 찬찬히 들어보자.
▲ "친환경 아님" ... 오픈마켓에서 '산화생분해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탁월한 제품'이라는 문구로 홍보되고 있던 한 대기업 계열사의 친환경 접시. 표지에는 환경부에서 발급한 환경 표지도 붙어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친환경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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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기준부터. 황 센터장은 썩거나, 재활용될 수 있어야 '친환경적인 제품'이라고 본다.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폐기 단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 확산 후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음식 배달·온라인 주문 건수가 2019년 대비 20~30% 가량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배출량도 60% 이상 증가했다.
황 센터장은 "보여주기식 친환경 제품들이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가 만든 '친환경 접시'를 집어든 그는 친환경 제품이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산화생분해(Oxo-Biodegradable plastics)가 들어갔다고 표기된 제품의 성분을 확인한 뒤다. 오픈마켓에서 '산화생분해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탁월한 제품'이라며 홍보되고 있던 제품이다. 앞면에 환경부로부터 받은 친환경 마크도 찍혀 있었다.
- 왜 아닌가요?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폴리프로필렌(PP) 같은 석유계 플라스틱에 산화 생분해 촉진제를 섞어 플라스틱을 빛이나 열로 쪼개는 거예요. 그런데 계속 쪼개도 그 끝엔 미세 플라스틱이 남거든요. 눈으로는 안 보이니까 생분해가 된다고 이야기하는 건데, 그게 어떻게 친환경이겠어요."
- 그런데 봉투에 환경부의 환경 표지가 붙어 있잖아요. 어떻게 받았을까요?
"산화생분해로는 환경 표지를 받을 수 없어요. 아마 다른 이유일 거예요. 이건 사기에 가까워요."
그의 말이 맞았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품사후관리실에 물어본 결과 해당 제품은 '자원순환성 향상'과 '지역 환경오염 감소'를 명목으로 환경 표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 표지를 사용하면서 인증받은 범위 이외 사실에 대해 '친환경적'이라고 광고하는 것은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 제8조(환경성 관련 마크)에 따른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
▲ 황성연 센터장은 <오마이뉴스>가 들고 간 9개 친환경 일회용품들을 뜯거나 만져본 뒤 '진짜 친환경'은 2개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보여주기식 친환경 제품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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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매스 소재를 섞었다면서 '친환경 도시락 용기'라고 홍보 중인 이 도시락 업체의 일회용기는 친환경인가요?
"친환경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과장 광고로 볼 여지가 있죠. 용기를 보세요. 글자로 '친환경 용기'라고만 적혀 있지, 어떤 성분이 섞여 있는지 또 함량은 얼마나 되는지 표시가 안 돼 있잖아요."
실제로 해당 용기를 친환경으로 볼 수 있을 만한 근거는 용기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 기자가 직접 업체 쪽에 전화해 성분을 파악한 결과 PP 75%에 옥수수 전분 15%, 첨가물 5%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오매스 함량을 정량적으로 표기하지 않고 '친환경' 광고를 할 경우, 앞서 언급한 고시 제15조(재활용 등의 표시·광고)에 따라 부당한 표시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현재 유통업계에서 '친환경적'이라고 불리는 일회용품 재질은 크게 네 종류로 구분된다. 먼저 일반적인 플라스틱에 옥수수·사탕수수 추출 물질을 섞어 만든 바이오매스 합성수지(Bio based plastics, EL727)가 대표적이다. 플라스틱에 화학 물질인 산화생분해제를 섞어 만드는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이나, 땅에 매립되면 미생물에 의해 100% 분해되는 생분해성(Biodegradable plastics, EL724) 플라스틱 제품도 있다. 종이나 유리 등 플라스틱의 '대체제'를 친환경으로 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 바이오매스 합성수지(EL727) 제품 자체는 친환경이라고 볼 수 있나요?
"'규정상 친환경'이죠. 하지만 애매해요. 일반적인 플라스틱에 20% 이상의 친환경 전분을 섞어 만든 EL727 제품은 제작 과정에서는 플라스틱을 줄여요. 하지만 땅에 묻히면 바이오매스 부분만 분해되고 나머지 플라스틱은 남아요. 게다가 재활용도 안돼요. 뒷면에 '플라스틱 OTHER'이라고 적혀 있잖아요. 소재가 두 개 이상 섞여 재활용이 안 된다는 말이에요. 사용한 제품을 녹여 다시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걸 재활용이라고 하잖아요. 그걸 위해선 똑같은 성분의 제품들만 모아 녹여야 하고요."
- EL727끼리 녹이면 되지 않나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그런데 전국 팔도에서 올라온 EL727 제품들은 소재도, 바이오매스 함량도 각기 달라요. 어떤 건 옥수수를 20%, 어떤 건 사탕수수를 30% 섞었죠. 그걸 합쳐 녹일 수는 없는 거예요. 게다가 겉봉투에 함유량을 표기해놓지도 않고요. 차라리 이 도시락 용기 윗면은 페트(PET) 100%라고 적혀 있잖아요. 이런 것들은 차라리 재활용하기가 더 쉬워요."
▲ "규정상 친환경" ... 황 센터장이 '규정상 친환경'이라고 이야기했던 바이오매스 합성수지 제품들. 만들 때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친환경 성분을 20% 이상 섞어 친환경 제품으로 구분되지만, 친환경 성분을 제외한 대다수 성분은 여전히 일반 플라스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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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롤백이나 지퍼백도 바이오매스라고 쓰여 있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바이오매스<50%'라고만 적혀 있고요.
"그렇죠.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말해볼까요. '푸드 컨택(음식물이 담긴)'이 된 일회용기들은 음식물을 모두 잘 닦아내고 말리지 않는 이상 재활용이 안 되는 경우가 대다수예요. 특히 일회용 배달 용기라면 더 그래요. 소비자들은 간단히 음식을 먹으려고 배달시키는 거잖아요. 용기를 누가 그렇게 깨끗하게 씻어서 버리겠어요. 아무리 잘 닦는다 해도 국물 요리가 많은 우리나라에선 현실적으로 재활용이 쉽지 않아요. 재활용이 어렵다면 아예 땅에 묻기만 하면 사라지는 생분해성 용기를 써야 하는데 바이오매스를 친환경이라고 '쇼잉'하고 있는 거예요.
사족이지만 저는 EL727은 없어져도 된다고 봐요. 플라스틱을 많이 쓰던 시절에, 제작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플라스틱을 줄여보자며 환경부에서 EL727을 '친환경'이라고 인정해줬죠. 하지만 진짜 탄소 중립을 실천하려면 용기를 100% 바이오매스 소재나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야 해요."
- 이 배달음식점의 비닐봉투는 겉봉투에 재생수지 60%로 제작된 친환경 제품이라고 적혀 있어요. EL-606 환경 표지 인증을 받았다면서요.
"친환경이라고 볼 수는 있어요. 규정엔 문제가 없어요. 재생수지가 섞여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까 제품과 비슷해요. 플라스틱을 줄였다고 했지, 플라스틱을 안 썼다고는 안 했잖아요. (재생수지와 플라스틱을) 섞은 제품인 거죠. 그런데도 걱정되는 지점이 하나 더 있어요. 제조사가 이 제품을 과연 정직하게 만들었느냐 하는 거예요."
- 정직하게 만들지 않은 친환경 제품도 섞여 있다는 건가요? 소비자들은 '어련히 잘 만들었겠거니' 생각할 텐데요.
"업체들이 국가 기관에서 환경 표지를 받을 때만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평소엔 그 방식을 지키지 않아 표지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심지어 저는 가축 퇴비에서 나온 바이오매스를 섞은 플라스틱 제품을 두고 한 국내 연구원으로부터 '친환경으로 봐야하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어요. 당연히 아니라고 했죠. 친환경으로 보기엔 곤란하다고요. 그런데 (퇴비가 섞인 바이오매스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해서 친환경이라고 뿌리고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환경부는 한 달에 한 두번씩 '환경 관련 인증 기준 부적합'을 이유로 사업자들의 환경 표지 인증을 취소하고 그 사실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고 있었다.
▲ "반쯤 친환경" ... '100% 옥수수 전분을 발효해 만든 수세미'라는 문구로 홍보중이던 친환경 수세미. 그러나 이는 노란 겉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정작 안에 든 건 친환경과 관계 없는 일반 스펀지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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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반쯤 친환경" ... 다시백 제품은 과대 포장으로 '친환경'이라는 홍보 문구가 무색해보일 정도였다. 내용물이 담긴 각각의 티백은 플라스틱 재질 봉투로 개별 포장돼 있었고 이를 다시 한 번 큰 플라스틱 봉투가 감싸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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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 옥수수 전분을 발효해 만들었다'는 이 수세미는 친환경적일까요?
"재질 표시에 'PLA(Poly Lactic Acid)'라고 적혀 있네요. 그럼 친환경이라고 봐야죠. 그런데 잠깐, 살펴보니 노란 포장 재질만 PLA고 안에는 일반 스펀지를 넣은 것 같은데요? 이건 난감하네요. 50% 친환경이라고 볼게요."
이번에도 사실이었다. 수세미 제조업체쪽에 문의한 결과, PLA 소재는 스폰지를 감싸고 있는 포장재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100% 옥수수 전분'이라는 홍보 문구를 달고 있어 제품 전체가 '친환경'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쉬워 보였다.
- 요즘에는 땅에 묻히면 100% 생분해 된다는 EL724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이 다시백도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만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다시백만 보면 친환경이죠. 하지만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딱 다시백 하나만 친환경이잖아요. 플라스틱 재질의 개별 포장지가 다시백을 덮고 있고 그 개별 포장을 감싸는 또 하나의 겉봉투가 있죠. PLA 하나를 감싸기 위해 더 많은 플라스틱을 써야 한다면 크게 봐서 친환경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제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게 바로 그 지점이에요.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잖아요. 기업들은 플라스틱이 섞인 친환경 제품을 만들면서 동시에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은 계속 늘리고 있어요. 결국 플라스틱 총량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늘어나고 있다는 거죠."
▲ "진짜 친환경" ... 황 센터장이 '진짜 친환경'이라고 판단한 제품은 에코 스트로우와 EL724제품 두 개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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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이 빨대와 EL724 롤백을 봐주시겠어요?
"성분표를 보니 빨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종류인 PLA와 PBAT(폴리부틸렌 아디프텔레프탈레이트), PBS(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를 다 섞었네요. 친환경 성분을 모두 섞었으니 당연히 친환경이라고 볼 수 있어요. 롤백도 마찬가지에요. 만져보니 알겠네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PLA 같아요."
-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친환경이 아닌 제품을 친환경이라고 속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들이 어떻게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인지 알아볼 수 있을까요?
"저는 계속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연구해왔으니 만져보면 얼핏 알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쉽지 않죠. 구분하기 어려울 거예요."
친환경 제품이라는 말이었다. 가져간 9개 제품 중 겨우 2개에서 "친환경 맞다"는 말을 듣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여기에도 반전이 있었다.
- 결국 이 2개는 땅에 묻혀 사라지는 PLA 소재인 만큼 친환경 제품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국내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들이 매립돼 사라지는 양은 얼마나 되나요?
"지금이요? 없어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들어간 제품들은 보통 비닐 재활용이 아니라 일반 쓰레기에 버리라고 하잖아요. 그 일반 쓰레기 대부분이 소각되거든요. 그러니 지금 생분해성이라는 게 유명실한 거예요."
환경부는 지자체가 분리수거대상 품목으로 정하지 않은 쓰레기들은 일반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도록 하고 있다. 녹색연합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종량제 배출 생활계 폐기물의 52%는 소각됐다.
- 생분해로 만들었으면 묻어야지, 왜 소각되나요?
"매립지가 없어서요. PLA 소재는 58도 온도와 퇴비·미생물 등 일정 조건을 맞출 때 180일 이내 90% 이상 분해되는 플라스틱이에요. 그런데 그 조건을 가진 매립지가 없거든요."
▲ 친환경이라는 거짓말 ... '친환경'을 앞세워 홍보 중이었던 제품들 중 이름만 친환경인 제품이 대다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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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분해 플라스틱이 생분해되지 못한다면 연구도 의미없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그만둘 순 없죠. 다양한 바이오 플라스틱들을 개발할 '방법'이 있어도 제도가 뒷받침이 안 돼서 플라스틱을 못 줄이고 있는 거니까요. 그러면서 나라는 재활용만 열심히 하자고 하는 거죠. 하나 다행인 건 울산시에서 시범 사업으로 매립장을 만들어주기로 했다는 거예요. 매립장이 생기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잘 분해되는지 확인해볼 거예요. 야구장이나 축구장처럼 일회용 플라스틱이 많이 버려지는 곳들을 골라, 생분해성 일회용기를 쓰게 한 뒤 쓰레기를 묻어볼 거예요. 1년에 열리는 야구 게임 수를 세어보면 폐기물 양은 정해져 있잖아요. 땅에 묻었을 때 몇 %의 탄소를 저감했는지 측정해볼 수 있을 거예요."
- 매립지 이외에 생분해 플라스틱을 분해시키기 위한 대안은 없을까요?
"퇴비 자판기를 만들면 돼요. 캔이나 페트병을 넣으면 압착해 수거해가는 재활용품 회수기의 또다른 버전처럼요."
- 우리나라는 재활용률도 낮은 편인데 이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재활용이 잘 되지 않는 건 사람들이 재활용을 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에요. 국민 의식이 많이 높아져서 재활용을 하는 분들은 많아요. 하지만 같은 투명색 플라스틱이라고 해도 PP와 PET를 구분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죠. 아까 말했듯 똑같은 재질의 플라스틱끼리만 녹여 재활용을 할 수 있으니까요. 재활용 작업 과정에서 작업자분들이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골라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아요. 컨베이어 벨트에 겨우 6~7명의 작업자가 달라붙어 플라스틱을 가려내거든요. 그러다보니 PET처럼 확실하고 돈 되는 플라스틱들만 빠르게 골라내는 거죠."
-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황성연 센터장은 "다양한 바이오 플라스틱들을 개발할 방법이 있어도 제도가 뒷받침이 되지 않아 플라스틱양을 못 줄이고 있다"며 매립지 건설 등 대책을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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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센터장은 썩는 플라스틱을 연구해왔다. 지난 2019년에는 시판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내구성이 약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바이오플라스틱(PBS) 기반의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만들었다. 석유계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하는 페트(PAT)병의 대체제 '페프(PEF, 식물성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할 친환경촉매제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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