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조기 총선서 민족주의 정당 승리..세르비아와 갈등 격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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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에서 진행된 조기 총선 결과 민족주의 성향 정당의 재집권이 사실상 확정됐다.
14일(현지시간) 코소보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코소보 조기 총선의 개표가 91% 진행된 상황에서 민족주의 성향의 좌파 정당 '자결당(VV)'이 총 47.71%를 득표해 17.3%를 얻은 중도우파 정당 코소보민주당(PDK)을 크게 앞서는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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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와의 평화 협정 체결 더 어려워질수도"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코소보에서 진행된 조기 총선 결과 민족주의 성향 정당의 재집권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에 독립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인접 국가 세르비아와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럽의 화약고로도 불리는 발칸 반도의 정국이 안갯속으로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코소보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코소보 조기 총선의 개표가 91% 진행된 상황에서 민족주의 성향의 좌파 정당 '자결당(VV)'이 총 47.71%를 득표해 17.3%를 얻은 중도우파 정당 코소보민주당(PDK)을 크게 앞서는 결과를 얻었다. 이날 조기 총선은 지난해 12월 코소보 헌법재판소가 의회에서 범죄 전력이 있는 압둘라 호티 부총리를 총리로 선출한 것에 대해 총리 결격사유가 인정된다며 선출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지시한 데에 따라 이뤄졌다.
VV의 알빈 쿠르티 대표는 이날 VV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 진행한 대중 연설에서 "오늘은 코소보 전쟁 종식 이후 또 한 번의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VV는 이번 선거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문제로 작년 3월 실각한 뒤 11개월 만에 다시 재집권에 성공하게 됐다. 당시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두고 연립 정부 파트너인 중도 우파 코소보민주동맹(LDK)과 갈등을 빚다가 LDK 주도로 제출된 내각 불신임안이 가결돼 51일만에 연정이 붕괴됐다. 이후 LDK의 호티 부총리가 총리로 임명돼 과도기 정부를 이끌어왔다.
AFP는 VV가 압승한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기존 정치권에 싫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VV는 코소보의 독립 문제를 둘러싸고 세르비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세르비아 측에 '코소보 전쟁'에 의한 피해 배상, 도난당한 유물의 반납 요구 등 보다 강경한 외교를 표방하고 있다. 쿠르티 대표 본인부터 코소보 전쟁 당시 세르비아의 억압 정책에 저항한 학생 운동 지도자 출신으로서 이전 정부 지도자들이 세르비아에 대해 지나치게 저자세 외교를 보여왔다고 비판해 온 바 있다.
이날 선거로 VV의 재집권이 확정되면서 서방 세계 주도로 노력해온 코소보-세르비아 간 평화 협정 체결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VV는 평화 협정 체결 과정에서 세르비아 측에 일절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언해 왔다"며 "쿠르티 대표의 공세적인 외교적 태도로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 외교 관계 복원을 위해 노력해온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난처한 입장에 처해지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코소보는 1인당 국민소득이 4천300달러(약476만원)으로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한 곳이다. 지난 1990년대 말에는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해체되면서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1만3천여 명이 숨지는 이른바 '코소보 전쟁'을 겪은 바 있다.
내전 종식 9년 만인 2008년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으나 세르비아와 그 우방인 러시아·중국을 비롯해 그리스, 스페인 등 EU 소속 5개국이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유엔 가입조차 거부해왔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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