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마처럼 꼬여버린 안철수·금태섭 'TV 토론'.. 위기 맞은 제3지대

양측 실무진, 토론회 매체·포맷 등 두고 첨예한 갈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1차 TV 토론 일정이 취소되면서 제3지대 경선을 위한 범야권 단일화 추진에도 차질이 생겼다. 양측 실무협상단이 토론회 매체, 포맷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실무 협의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1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우리의 입장은 토론회를 진행할 방송사, 토론 포맷 등을 양자 간 합의된 내용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는 방송 토론을 허용했으면 적어도 토론 방식에 있어선 우리 방식을 존중해 달라고 하는 건데 논의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모 방송사로부터 편성된 것처럼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반면 금 전 의원 측 실무진인 김태형 대변인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 측에서 희망하는 방송사와 TV 포맷을 본인들이 정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 측에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어렵게 다른 매체들을 섭외해서 제안해도 거듭 거절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안 대표 측은 금 전 의원 측이 실무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어제 실무 협상을 다시 하자고 제안했지만 금 전 의원 측 실무 협상단이 나오지 않았다”며 “(금 전 의원 측에) 계속 실무 협상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측 실무진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통보 받은 ‘단일화 후보 협상에 대해선 토론회 기회는 1번이다’라는 내용의 유권 해석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안 대표 측 실무진은 “선관위로부터 전화가 와서 공직선거법상 단일화 경선은 한 번밖에 할 수 없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카드가 한 번이라면 언제 써야겠느냐”며 “국민의힘 쪽에도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고 했지만 금 전 의원 측에서 당장 토론회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 대변인은 “선관위가 20년 전에 유권 해석을 내린 적이 있다고 알려온 것”이라며 “오래된 해석이 여전히 유효한지 선관위 측에 확인해볼 수 있고, 여전히 유효하다면 문제를 제기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당초 예정된 토론회 일정이 무산되면서 남은 토론 일정, 방송 매체 등을 바삐 논의해야 할 상황에 놓였지만 현재 실무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날인 14일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 전 의원 측은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토론이 열리기를 공개적으로 희망한 만큼 거부하고 있는 단일화 실무 논의에 즉각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 대변인은 “오늘 예정된 실무 협의는 없다”며 “현재 (안 대표 측에)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로 대안을 마련하면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