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자들 야권 재편론 재점화.. '단일화→보수빅뱅' 이뤄낼까

김경택,이상헌 2021. 2. 15.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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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4·7 보궐선거 이후 '야권 재편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계기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통합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 야권 개편이나 통합 논의가 무르익을 것"이라며 "그렇게 가지 않으면 우리는 '만년 야당'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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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경선 여론조사 방식서 출발
국민의힘, 야권 단일후보 안될땐
선택 아닌 불가피한 수순될 수도
금태섭(왼쪽) 무소속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4일 남산 둘레길을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4·7 보궐선거 이후 ‘야권 재편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계기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통합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나아가 2022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범야권 세력을 아우르는 빅뱅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 재편 시나리오는 ‘야권 단일 후보 선출→서울시 연립행정부 구성→범야권 통합’으로 요약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힘 외부 주자들 간 후보 단일화 논의가 서울시 연정 구상뿐 아니라 양당 통합을 비롯한 새로운 야당을 만드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14일 야권 재편론과 관련한 기자들 질문에 “국민이 느끼는 답답함 내지는 야권이 이겨주길 바라는 바람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날 오 예비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들이) 힘을 모아 서울시를 공동 운영키로 하는 형태의 단일화가 된다면 유권자들 입장에서 기대해볼 만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중구 명동의 한 상점에서 장갑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뿐 아니라 금태섭 후보, 더 넓게는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까지도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자유주의 상식 연합’을 제안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금 예비후보를 서울 남산 둘레길에서 만난 뒤 “우리가 단일화 과정을 거친다면 그 자체가 새로운 정치 희망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금 예비후보도 “선거가 지나서도 어떻게 힘을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주자들이 야권 재편론에 불을 붙이는 이유는 3월 2~3일 진행되는 경선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이 있다. 이 여론조사는 지지 정당을 묻지 않고 후보 적합도가 가장 높은 후보를 가리는 것이어서 중도층 표심이 당락을 가를 수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당원들의 표를 의식하지 않고 지지층 확대를 위한 메시지를 쏟아낸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순한 표 계산에서만 비롯된 야권 재편론이 아니라는 관측이 많다. 야권 단일 후보를 내는 과정 자체가 그 이후의 통합 논의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좁게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통합부터 넓게는 금 예비후보를 비롯한 범야권 전체의 통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단일화 성공 자체가 범야권 재편의 신호탄이자 출발점”이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범야권 진지를 새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단일 정당으로 묶을 수 있는 단일화 논의가 가장 좋은 것”이라며 “그것이 어렵다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 지형을 새롭게 만든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국민의힘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되지 못할 경우 야권 재편은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수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제1야당이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 야권 개편이나 통합 논의가 무르익을 것”이라며 “그렇게 가지 않으면 우리는 ‘만년 야당’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당 해체 수준의 야권 재편이냐, 대선 전 새로운 정권교체 교두보를 쌓느냐의 갈림길”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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