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發 인플레?.. 백신 효과 따른 수요 폭증하면 위험

전슬기,신재희 2021. 2. 1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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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15.2%, 쌀 12.3%, 돼지고기 18.0%.'

최근 먹거리 가격이 1년 전보다 훌쩍 뛰자 식료품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또한 "설날이 지나면 서서히 안정될 것이다"며 "농산물 가격으로 전체 물가가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차라리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려면 다른 요인을 더 주시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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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달걀·채소류 등 가격 상승
경기 요인보다 일시적 사건 원인 커
전문가 "중장기적 요인 주의해야"


‘달걀 15.2%, 쌀 12.3%, 돼지고기 18.0%.’

최근 먹거리 가격이 1년 전보다 훌쩍 뛰자 식료품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으로서는 밥상물가가 전체 물가를 이끌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백신 효과에 따른 수요가 폭발할 경우 인플레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0.6%에 불과한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10.0%나 급등하면서 ‘체감물가’를 높였다. 다만 장바구니 물가와 전체 물가 사이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은 편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는 식재료 외에도 총 460개 품목이 있다. 농산물, 식료품, 석유류 가격은 원래 올랐다, 내렸다 변동성이 큰 까닭에 물가 가중치가 낮다. 가격이 시시각각 바뀌어도 전체 물가가 같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통화정책 때 이들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를 함께 본다.

또 최근 가격 상승세 배경에는 경기의 근본적 요인이라기보다 일시적 사건이 많았다. 농산물은 한파, 달걀은 조류인플루엔자(AI), 축산물과 채소류는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가 반영됐다. 문제가 해소되면 가격은 또 금방 내려갈 수 있다.


한두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14일 “채솟값은 한파, 계란값은 AI 등이 원인이라 현재 추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전체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또한 “설날이 지나면 서서히 안정될 것이다”며 “농산물 가격으로 전체 물가가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차라리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려면 다른 요인을 더 주시하라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올해 들어 부쩍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각국의 백신 접종 등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억눌렸던 수요가 폭증하면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때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이 수요와 결합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소비회복의 가늠자인 국제 유가와 원자재도 출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달 초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고 대두·밀 등 국제 곡물 가격은 지난 1월 2014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인플레이션은 화폐 가치가 떨어져 재산 가치가 하락하고, 소비 여력이 축소된다. 더 위험한 건 중앙은행이 저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자산시장 과열 속 금리 인상은 거품 붕괴 등을 가져온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논쟁이 뜨거운 이유다.

우리나라는 아직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급격한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위험 요인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 전체 물가가 오르지 않겠지만 유동성 추가 공급과 빠른 수요 회복, 유가·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향후 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전슬기 신재희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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