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오세훈 "서울시 공동운영 가능" 안철수에 화답
두달만에 안 대표 연립정부론 받아
안철수·금태섭 단일화 논의는 삐걱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서울시 연립정부’ 구상에 탄력이 붙고 있다. 지난해 12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연립정부를 제안한 지 두 달여 만에 국민의힘 주자들이 화답하면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를 함께 힘을 모아 공동 운영하는 형태의 (야권) 단일화가 된다면 유권자들 입장에서 기대해볼 만할 것”이라며 “(나는) 중도 우파로 안철수 후보와 노선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에는 연립정부 실험이 있지 않냐”고도 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안 후보뿐 아니라 금태섭 후보, 더 넓게는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까지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성공적인 단일화로 선거에서 승리하면, 서울시 공동 운영은 당연히 실천해야 할 기본 과제”라고 적었다.
이에 안철수 대표도 14일 기자들과 만나 “저는 초기부터 범야권 인재를 널리 등용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이) 단일화에 대해 의지가 있고, 진정성이 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반응했다.
안 대표가 ‘서울시 연립정부’ 구상을 밝힌 건 출마 선언 이튿날인 지난해 12월 21일이었다. 그는 당시 “다음 서울시 집행부는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가 돼야 한다”고 했지만 그동안 국민의힘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단일화 주도권 경쟁과 맞물려 있어서였다. 하지만 이제 야권 단일화는 국민의힘과 제3지대라는 ‘투 트랙’ 방식으로 정리됐다. 향후 단일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논공행상을 위해서도 연립정부 구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대표가 지난해 연립정부를 언급했을 때는 ‘당 대 당 경선’을 위한 노림수라는 말이 많았다”며 “이제는 단일화 밑그림이 다 그려진 만큼 각 후보도 단일화 이후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나경원·금태섭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남산 둘레길을 함께 걸으며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교감했다. 이 자리에선 선거 뒤 ‘새판 짜기’를 염두에 둔 대화도 오갔다. 나 전 의원은 “선거에서 이기는 걸 넘어 새로운 정치의 판을 짜야 한다. 단순히 반문연대에 그쳐선 안 된다”며 “뜻을 같이하는 모든 세력은 새로운 정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금태섭 전 의원도 “선거가 지나서도 어떻게 힘을 모을 수 있는지 논의도 있어야 한다”며 “이번 선거가 계기가 돼서 새판이 열리고 정치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간의 제3지대 단일화 논의는 삐걱댔다. 둘은 당초 15일 TV토론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금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안 후보와 1차 TV토론을 공지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아직 실무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단일화 합의를 하고 보름이 지나도록 실무 협상만 계속되는 상황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국민의당은 논평을 내고 “양측의 조속한 실무 논의 재개를 통해 차이점을 극복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 후보 실무협상팀은 실무 협상 거부를 철회하고 협상에 임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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