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앞바다 7.3 강진, 도쿄도 흔들 "10년 전 그날 떠올라" 주민들 피신행렬
일본 "원전 수조 일부 넘쳤지만 안전
10년 전 동일본대지진 여진 가능성"
“10년 전 그 날의 공포가 스쳐 갔다.”
“무서워 잠을 잘 수 없어 차를 타고 나왔다.”
13일 밤늦게 일본 후쿠시마(福島) 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도호쿠(東北) 지역 주민들은 10년 전 동일본대지진의 트라우마에 떨며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다. 지진 발생 직후 쓰나미(지진 해일) 우려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많은 주민이 집에 머물지 않고 인근 고지대나 피난소로 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야기(宮城)현 이시노마키(石卷)시의 고지대에는 14일 새벽까지 차를 타고 피신한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시노마키시는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인해 3500명의 사망자가 나온 도시다.
지진은 13일 오후 11시 8분 후쿠시마 현 앞바다 북위 37.7도 동경 141.8도, 깊이 약 60㎞ 지점에서 발생했다. 리히터 규모(magnitude) 7.3으로 2016년 구마모토(熊本)에서 발생한 강진과 같은 세기였다. 이 지진으로 후쿠시마와 미야기현 일부 지역에서 최대 ‘진도 6강(强)’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도쿄는 진도 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동일본대지진이 약 24km 깊이의 얕은 해저에서 일어나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킨 반면, 이번에는 진원이 지하 깊은 곳에 있어 해일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 현에서 67세 여성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중상을 입는 등 총 1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후쿠시마에서는 산사태로 도로가 차단되거나 가옥이 붕괴했고 미야기 현 공동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지진 직후 수도권과 후쿠시마·미야기·이와테(岩手)·니가타(新潟) 현 일대 9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으나 14일 오전 대부분 해소됐다. 피해 지역으로 향하는 도호쿠 신칸센(新幹線) 일부 구역은 15일까지 운행을 중단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14일 폐로 작업 중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지진 여파로 제1 원전 5·6호기의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 후 연료 수조(풀)에서 물이 넘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넘친 물의 양은 소량이며 방사선량도 낮아 안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원자력규제청은 설명했다.
후쿠시마현의 요청을 받은 일본 정부는 복구 및 대피소 지원을 위해 자위대를 파견할 계획이다. 또 재해지에서 코로나19가 퍼지지 않도록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10년 전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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