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서 구한 생일이, 늦둥이로 입양했어요..이젠 동물도 의료보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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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셀럽의 반려생활
중식 요리의 대가 이연복 목란 셰프. ‘사부님’으로 통하는 그가 지난해 1월 늦둥이를 봤습니다. 똘망똘망 눈동자와 호기심 가득한 아들녀석이라네요. 아빠를 한시도 가만히 안 두는 이 재간둥이 녀석의 매력 포인트는 윤기 좔좔 하얀 털에 풍성한 꼬리입니다. 바로 반려견 ‘생일이’입니다.
반려인 1000만 시대라고들 하죠. 그 중엔 스타와 셀럽도 많습니다. 반려동물 사랑이 각별한 셀럽을 찾아 그들의 슬기로운 반려생활을 들여다보는 ‘그 셀럽의 반려생활’. 이연복 사부와 생일이부터 찾아갔습니다.
생일이에겐 버려졌던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지난해 1월 하수도에서 끙끙거리고 있던 녀석을 발견했을 땐 눈도 뜨지 못했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구조는 됐지만 유기견 센터로 보내졌고 이틀 후 안락사 될 처지였죠.
이 소식을 인스타그램에서 접한 이연복 사부는 바로 댓글을 달았다고 합니다. 가족도 한마음이었죠. “저 이연복 셰프인데요, 입양하겠습니다.”
그렇게 데려온 녀석. 병원부터 갔죠. 다행히 눈은 떴지만 뱃속엔 기생충이 가득했고, 반려인들에겐 악몽과 같은 파보 바이러스에도 감염된 상태였다네요. 동물병원 원장이 “살아날 가능성은 절반 정도”라고 했을 정도였지요.
이연복 사부의 지극정성이 통했는지, 녀석은 장시간 수술에도 잘 버텼고 약 보름간 입원 뒤 완쾌해 사부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집으로 무사히 왔다고 하네요.
이젠 어찌나 활기가 넘치는지, 이연복 사부가 가끔 혼자 있고 싶어서 도망을 가야 할 정도라고 하네요. 이연복 사부가 방송에 나올 때면 아빠가 왜 저기 있느냐는 듯 ‘멍멍’하고 짖기도 하고요. 이름 ‘생일이’는 구조된 첫날을 새로 태어난 날처럼 기념하자는 의미에서 직접 지어줬다고 합니다.
이연복 사부의 동물 사랑은 유명하죠. 이사를 하면서 임차인을 구할 때 내걸었던 조건이 ‘캣맘인 분’이었다고 합니다. 집 근처에서 사는 7~8마리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도 최근 수년간은 반려동물을 키울 수가 없었다고 해요. 전 반려견이었던 초코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서 겪은 슬픔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파양의 아픔을 겪은 적이 있는 아이를 입양했었다고 합니다.
“초코는 개량 푸들이었는데, 그렇게 예쁘게만 사람들이 만들어낸 아이들은 병치레가 많거든요. 병원에도 자주 갔었죠. 그래도 10년 정도를 살았는데 어느 날 밤에 자꾸 우리 부부에게 와서 낑낑대는 거예요. 와이프가 ‘초코야 왜 그러니’라고 안아서 쓰다듬어 주니 그때 갑자기 고개를 떨구며 저세상으로 갔어요.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던 거죠.” 지금도 이연복 사부의 부인 핸드폰 화면엔 초코가 환히 웃고 있습니다.
이연복 사부가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세 가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반려동물도 가족이니, ‘판매’ 또는 ‘구입’이라는 말 대신 ‘입양’이라고 표현하자는 겁니다.
“동물도 기르다 보면 우리 가족이 되잖아요. 어떤 분들은 ‘어렸을 때 귀여운 모습이 사라지면 버린다’는 분도 있던데, 그럼 아이도 커서 속 썩이면 버리실 건가요?”
두 번째는 입양을 하기 전에 내가 한 생명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잘 생각해보고 입양을 해달라는 메시지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려면 사실 돈도 많이 듭니다. 병원비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에너지도 많이 들고요. 산책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는 매일 한 시간씩 생일이와 산책을 합니다.”
세 번째는 정부에 전하는 요청사항입니다.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보험체계를 세워달라는 겁니다.
“지금은 유기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에요. (동물)병원비가 너무 비싸거든요. 병원들은 천차만별이고, 아이들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을 못하니 병원에서 청구하는 대로 응할 수밖에요. 이제 반려동물도 가족인 만큼, 의료보험 체계가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이연복이 꼭 당부하고 싶은 세가지
「 반려동물 ‘판매·구입’ 말 대신
‘입양’이라고 표현해주세요
키우려면 사실 돈도 많이 듭니다
내가 한 생명 감당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입양해 주세요
동물 병원비가 너무 비싸거든요
아이들은 어디가 아픈지 말을 못하니
병원서 하는 대로 응할 수밖에요
이제 반려동물도 가족인 만큼
의료보험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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