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잘못 주문하고 별점 테러..배달 늘자 업주는 속앓이
지난해 초부터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 주문이 급증한 가운데 최근 일부 소비자의 악성 후기나 별점 테러로 고통을 호소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별점과 리뷰를 권력처럼 남용하는 블랙 컨슈머, 이른바 ‘진상 고객’에 관한 글들이 꾸준히 올라온다.
그중에는 무작정 “양을 많이 달라”고 서비스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한 고객은 ‘아이 생일인데 볶음밥 양을 곱빼기로 많이 부탁한다’는 주문 사항이 담긴 영수증 사진을 올리며 별점 1점을 줬다. 음식점 사장이 “가격에 맞게 정량이 정해져 있어 양을 더 드리기가 어렵다”고 쓴 쪽지 때문이었다. 고객은 “다른 음식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아들이 (먹는) 양이 많아 볶음밥에 들어가는 밥양만 많이 넣어 달라 요청했는데 매몰차게 안 된다고 친필 메시지까지 적어 보냈다”고 분노했다.
이 밖에도 리뷰이벤트에 참여해 서비스로 과일을 받은 한 고객은 별점 3점을 줬다. 참치는 술안주라 늦은 시간에 먹을 수밖에 없는데, 과일을 그 시간에 먹으니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이 고객은 “리뷰이벤트를 하지 마시거나 다른 걸 추천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본인이 잘못 주문했지만 별점을 낮게 주는 경우도 있다. 한 고객은 “녹차라테 1개와 커피 4개를 시켜야 하는데 잘못시켰다”며 별점 1개를 등록했다. 해당 업주는 “저희는 주문대로 드린 건데 왜 별 한 개를 주는 거냐”며 “억울하다”고 댓글을 남겼다.
업주들은 코로나19로 배달 장사가 필수가 된 상황에서 리뷰와 별점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속앓이만 하는 일이 많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3대 배달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921만건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악의적인 댓글은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악의적인 댓글을 습관적으로 반복해 올리는 소비자들의 경우 댓글 쓰기를 막거나 이러한 댓글이 명예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을 알리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동 변호사는 “악성 후기를 반복적으로 게재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도 인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벌보다는 상호 평가시스템 마련이 우선이라는 견해도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우버 택시의 경우 기사와 승객이 서로를 평가하고, 기사는 손님의 평점을 보고 배차할지 선택할 수 있다”며 “시스템을 갖춰 시장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악몽의 그들 TV서 보고싶지 않다"···학폭 미투, 대중의 응징
- [단독]곽상도 "날 표적수사 한 文에 이번주 억대 소송 걸겠다"
- 불혹 브리트니, 아버지에 용돈 받는다…팝공주에게 무슨 일이
- 생후2주 아기 맞아 죽었는데…119 불러 심폐소생술 한 부부[영상]
- 그곳만 안전하다 느꼈나…전세계 울린 CCTV앞 미얀마 소녀
- 靑, 산업부 고위공무원에 "계수 조작하라, 한수원 압박하라"
- "빵""갈비탕""알래스카"…與 기본소득 전쟁, 별난 말싸움
- [팩플]쇼핑 거인 쿠팡 vs 검색 마왕 네이버…520조 판돈 걸렸다
- 송명근‧심경섭 '셀프 징계'로 끝? 이재영‧다영 자매 징계는
- 딸도 맞았다면서 본인은 거부…러시아 백신, 푸틴 황당 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