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코로나+미세먼지=설연휴 묵시록

오병상 2021. 2. 1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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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최악 미세먼지까지 겹친 풍경은 지옥의 묵시록 같아
자연파괴가 초래한 재앙..빌 게이츠의 기술혁신 해법 주목돼
설 연휴 마지막날 포근한 날씨를 보인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시민들이 미세먼지 속에 나들이를 했다. 2021.2.14/뉴스1

1.

이번 설연휴는 지옥의 묵시록이었습니다.

코로나로 꼼짝 못하는데 최악 미세먼지까지 덮쳤습니다.
질식할 것 같은 먼지구덩이 속에서, 마스크 쓴 군중들의 흐릿한 실루엣이 오가는 모습은..정말 묵시록적이었습니다.

2.

때맞춰 빌 게이츠(MS창업자)가‘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란 책을 전세계 동시발간했습니다.

박애주의자 게이츠가 해법을 찾고 있는 지구의 난제는 3가지, 즉 질병ㆍ빈곤ㆍ기후변화입니다.

게이츠는 30년간 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 코로나 백신개발과 분배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게이츠는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던 작년 8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코로나는 공포스럽지만, 기후변화는 더 심각하다.’

3.

코로나와 기후변화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첫째. 전지구적 차원의 문제입니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 그치지 않습니다.

둘째.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냈습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 결과입니다.

셋째. 닥칠 것을 알면서도 당하고마는 재앙입니다. 눈앞에 닥쳐야 하는 근시안이기 때문입니다.

4.

해법은..정반대로 하면 됩니다.

첫째. 전지구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선진국이 후진국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무조건 그냥 박애주의 차원에서.

둘째. 인간이 욕심을 절제해야 합니다. 자연을 파괴하는 짓을 삼가해야 합니다.
셋째. 지금부터 당장 열심히 대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응 필요성과 방안에 대한 공감을 형성해야 합니다.

5.

알면서도 할 수 없으니..정말로 쉽지않은 일입니다.
특히 기후변화가 더 그렇습니다. 팬데믹은 그나마 단기적 대응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게이츠도 ‘기후변화가 더 무섭다’고 했죠.
게이츠가 코로나 와중에 기후변화 책을 낸 이유도 ‘코로나의 위기 경험을 교훈 삼아 기후변화에 빨리 대응하자’고 호소하기위해서랍니다.
잘하면 코로나 경험이 기후변화 예방백신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입니다.

6.

게이츠는 IT주역다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기술혁신을 통한 해법입니다. ‘탄소 배출 줄이자고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인정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획기적 기술개발로 싸고 깨끗한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해결된다는 겁니다.

화석에너지 대안으로 게이츠가 강조하는 것이 ‘안전한 원자력(4세대 원자로)’과 전력저장기술(배터리) 개발입니다.

7.

문재인 정부는 이미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탄소중립(Net Zero)이란 온실가스배출을 ‘0’으로 맞추겠다는 선언입니다. 국제기구는 2050년을 데드라인으로 권유합니다.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는 국제기준에 맞춰 이미 선언까지 한 셈이죠. ‘그린뉴딜’이 바로 기후변화 대응정책입니다.

8.

실제로 2050년 탄소중립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선언은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도 부실하거니와 사회적 공감대도 아직 약하기 때문입니다.
탄소중립이 되려면 현재 에너지의 80% 이상을 만들어내는 화석연료(석유 석탄)를 모두 없애야 합니다. 거의 모든 산업이 다 바뀌어야 가능합니다.

9.

어차피 1년여 남은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성장해온 방식을 포기할 수 있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입니다. 개인들이 고기를 덜 먹고, 비행기 덜 타고, 플라스틱을 안써야 가능합니다.

알면서도 대응하지 못해온 건..이처럼 인간의 본성을 거슬려야하기 때문일 겁니다.
21세기는 절제와 배려의 시대여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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