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 쓰길래 신고" 헬스장 신고자는 헬스장 관장들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하향 조정된다. 헬스장을 비롯한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시간 제한을 완화하고, 유흥시설 등도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 제한됐던 업종 내에서 자체 방역과 감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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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면 전체가 욕먹어"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326명을 기록했다. 전날 확진자는 362명으로 3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매일 나오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계속되자 실내체육업주 등은 이른바 ‘자경단’ 형태의 감시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성우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장은 “헬스, 필라테스, 요가 등 이런 실내체육업주들의 95% 이상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며 “그런데 극소수라도 안 지키는 곳들이 있다 보니까 ‘어느 헬스장에서 마스크 안 쓰고 운동한다’는 댓글 하나라도 달리면 속상해서 자정 노력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부에 영업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던 만큼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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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자경단', 지자체에 신고도
헬스장 업주 등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헬스장관장모임(헬관모)’에는 ‘타업종 비방역사진’이라는 게시판까지 만들어졌다. 해당 게시판에는 술집·음식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사진보다도 체육시설 내 문제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온다.
해당 카페에는 13일 “‘코스크(코+마스크)’를 한 채로 SNS에 올렸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인스타그램을 통한 홍보 영상에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나오자 이를 지적하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제보 사진 다시 올린다”, “마스크 쓴 사진을 찾기 힘들 정도다”와 같은 방역수칙을 어긴 업체명을 공개하는 글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관련 글에는 “지자체에 신고했다”는 댓글과 “다른 업체까지 함께 죽이는 일”이라는 비난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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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회의 열고 "수칙 지키자"
수도권의 경우 12주간, 비수도권은 10주간 영업 자체가 불가능했던 클럽이나 나이트 등 유흥업종도 15일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방역 당국은 유흥업의 경우 좌석 이동과 춤을 추는 것은 전면 금지하는 제한적 영업만을 허용했다.
수도권 클럽 업주들은 14일 방역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영업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의 한 클럽 관계자는 “클럽이야말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더는 발생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가장 큰 업종”이라며 “클럽 업주끼리 협의해 춤추기 금지 등 규제를 지키면서도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감싸주는 게 아니라 감시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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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 운영하며 공유·감시
운영시간 제한이 15일부터 해제되는 PC방의 경우 지역별로 업주들끼리 단체대화방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이상화씨는 “지역별 PC방 업주들끼리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서로 회원관리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지를 공유하고 있다”며 “영업제한이 해제되기까지 업주들이 노력해온 만큼 수포로 되지 않도록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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