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뒤 '3차 유행' 왔었는데..내일부터 거리두기 완화

황수연 2021. 2. 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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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전국에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되는 가운데, 수도권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여전해 코로나19 백신접종과 개학을 앞두고 환자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부산 부산진구 놀이마루 운동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에 업무 복귀를 앞두고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려 우산을 쓴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1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신규 환자는 326명 늘어 이틀째 300명대를 이어갔다. 설 연휴라 검사 건수가 감소한 영향이 반영돼 확산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수도권에선 체육시설, 대형병원, 어린이집, 가족·지인 모임 등을 고리로 한 산발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종합병원인 순천향대병원에서는 지난 12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55명이 추가 확진돼 관련 환자는 56명으로 늘었다. 서울 구로구 체육시설 관련 환자와 용산구 지인 모임 관련 환자도 추가돼 각각 25명, 62명으로 늘었다. 성동구 한양대병원 관련 환자는 101명까지 증가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일주일간(2.8~2.14)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환자는 하루 평균 278.6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14일 기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감염 경로 불분명 비율도 24.7%로 지역 사회 내 조용한 전파 우려가 크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에 전체 확진자의 80%가 집중돼 있고 감염재생산 지수도 2주 연속 1을 넘고 있다"며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서 3차 유행을 확실히 끝낼 주인공은 결국 국민 여러분"이라고 강조했다. 확진자 한 사람이 추가 감염시키는 사람 수를 의미하는 감염재생산 지수는 1을 넘기면 감염병 유행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 지수는 최근 일주일(7~13일) 1.06을 기록했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1을 넘었다.

이런 가운데 설 연휴 기간 평소보다 이동량이 늘어난 만큼 이로 인한 여파가 확산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13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설 연휴로 많은 분이 귀성이나 여행을 자제했지만, 어느 정도 인구가 귀성과 여행을 한 부분이 있어 위험도는 증가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추석 때도 연휴를 기점으로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3차 유행으로 이어졌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가 줄어서 혼조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종합병원에서 유행 양상이 나타나는 등 최근 상황을 보면 주 중에 환자가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겨울철 1000명대 환자가 나오면서 이미 지역사회 저변에 감염자가 많은 상황”이라며 “지난해 8~9월 때처럼 거리두기 효과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달 26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확진자가 증가하면 예방접종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환자가 나오는 수준을 보면 일반적인 감염 수준이 크게 안 떨어진 상태에서 그나마 열심히 찾아내 더 커지기 전에 관리하는 정도”라며 “다음 주 주말이나 그다음 주 초쯤 설 연휴 귀성 등의 영향이 일부 나올 수 있지만, 규모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에서 확산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 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감소세가 정체 중인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14일 기준 변이 바이러스 누적 환자는 94명으로 증가했다. 대부분 공항 검역단계에서 확인됐지만, 언제든 지역사회로 전파될 우려가 있다. 앞서 경남·전남의 시리아인 가족이 가족 모임을 한 뒤 무더기로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최근 경기 여주에서도 시리아인 확진자가 15명 나와 당국이 변이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약 1.5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일단 퍼지기 시작하면 우세종이 될 우려가 크다. 이런 바이러스가 4차 유행과 맞물리면 감염자 규모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김우주 교수는 “당장 1~2주가 문제가 아니라 3~4월에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할 우려가 있어 향후 확산세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4차 유행이 올 텐데 언제, 어느 규모로 오느냐는 변이가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돼도 주로 요양병원의 고령자와 의료인 중심 접종이니 지역 사회 유행과는 상관이 없다”고 우려했다. 기모란 교수는 “변이가 아직 지역사회에 퍼진 것은 아니라, 현 수준의 발생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날씨가 풀리고 바깥 생활이 늘면 겨울철 위험 요인이 사라질 수 있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면 접촉이 늘어나는 등 나쁜 요인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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