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까지 퍼진 AI..2000만개 수입해도 계란값 잡기 역부족
꺾일 줄 모르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제주도까지 번졌다. 13일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제주 제주시 소재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8형)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전북 정읍 오리농장에서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 AI가 나온 이후 제주에서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수본은 AI가 발생한 제주 오리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반경 10㎞ 내 농장 이동 제한 및 예찰 검사를 진행했다. 또 인근 가금농장에 예방적 살처분, 집중 소독 등 방역 조치도 시행했다.
전남 일대에서 시작한 AI는 최근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금농장 91곳과 체험농원 2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발생지역을 보면 경기(31건)·전남(17)·전북(16)을 중심으로 충북(9)·충남(7)·경북(6)·경남(4) 등에서 확진 사례가 나왔다. AI가 크게 유행했던 2016∼2017년에는 주로 전남·경남 등 남부지방에서만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가 거의 검출되지 않은 강원지역에서 최근 야생조류를 중심으로 AI 검출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10일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28건이 확진됐는데 그중 8건이 강원지역이었다.
정부는 추가 확산세를 막기 위해 오는 28일까지 특별방역대책을 실시한다. 야생조류 등에서 확진 사례가 늘고 있는 강원과 경기 7개 시군(동두천·연천·포천·양주·가평·철원·춘천)과 최근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제주도 전역에서 사료·분뇨업체 직원 및 수의사 등 외부 출입 막기로 했다.
사료 차량 가금농장 방문은 2일 1회로 계란 반출은 주 2회로 제한한다. 분뇨처리장 없는 경우 빼고 가금농장에서 분뇨 반출도 금지했다. 외부접촉을 최대한 막아 감염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AI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계란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AI 발생으로 13일까지 전국적으로 2758만6000마리 닭·오리를 살처분 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1462만8000마리가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였다.
정부는 부족한 계란 생산을 보충하기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미국에서 약 2000만개 계란을 수입했지만, 계란 가격 상승세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10일 기준 계란 특란 한 판(30개) 소비자 가격도 7482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5% 올랐다. 지난해 2월 계란 한 판 가격(5184원)보다도 44.3% 상승한 가격이다.
산란계를 살처분 한 뒤 다시 병아리부터 길러 계란을 생산하려면 6개월 이상 걸린다. 이 때문에 AI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계란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설 연휴 이후에도 수입란 2400만개를 더 들여올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장주는 외부인과 차량의 출입을 최대한 금지, 소독 효과가 좋은 오후 2~3시에 축사 내외부 집중 소독, 농장 종사자가 전실에서 손 소독, 장화 갈아신기를 하지 않고는 축사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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