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통화'의 정치학..주권 vs 패권

베이징=조영신 2021. 2. 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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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통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춘절(음력 1월1일) 연휴 첫 날인 지난 11일 통화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심도 있는 소통을 할 수 있다"면서 "서로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해하면 협력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코로나19 대응, 기후 변화, 핵 확산방지 등의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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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미 갈등은 재앙 vs 바이든, 인도태평양 우선 순위
中 옥수수 586만t 수입 vs 美 틱톡 매각 행정명령 무기한 중단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통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변화, 핵 확산 금지, 무역 등의 부문에선 협력할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춘절(음력 1월1일) 연휴 첫 날인 지난 11일 통화했다. 지난달 20일 공식 취임한 후 3주만에 'G2' 정상이 통화를 했다. 통화시간은 2시간. 통역 시간 등을 감안하면 1시간 이상 통화를 한 셈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주권 강조한 시 주석, "중ㆍ미 대결은 재앙"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글로벌 타임스는 등 관영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의 발언은 매우 강경했고 단호했다.

시 주석은 "중ㆍ미 관계가 현재 중요한 시점에 있다"면서 "양국의 갈등은 모두에게 해가 되며, 양국 협력은 양쪽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양국 대결은 분명히 중ㆍ미는 물론 세계 모두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시 주석은 홍콩 및 신장 문제에 대해 "홍콩과 신장 관련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자 중국의 주권 및 영토 보전과 관련된 문제"라며 "미국은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동맹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 시종일관 중국 압박

백악관은 통화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인과 전 세계 동맹국 국민에게 이로울 경우 실용적이면서 결과 지향적인 개입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동맹과 연대해 적극적으로 대중 압박에 나서겠지만 중국의 양보가 있다면 협력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인도ㆍ태평양 지역을 보존해야 한다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인도ㆍ태평양 지역 동맹 및 파트너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뜻이자 중국 견제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또 시 주석에게 홍콩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대만 문제도 언급했다. 껄끄러운 문제를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직접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 관행도 지적했다.

미 옥수수 586만t 수입 vs 틱톡 매각 행정명령 중단

시 주석은 통화에서 중국의 주권 문제에 대해선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와 감염병 대응,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에 대해선 미국 측과 협력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시 주석은 "중국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심도 있는 소통을 할 수 있다"면서 "서로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해하면 협력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동맹의 이익에 대해선 매우 단호했지만 미ㆍ중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코로나19 대응, 기후 변화, 핵 확산방지 등의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산 옥수수 586만t을 수입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매각 행정명령 집행을 무기한 중단시켰다.

베이징 외교가 한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방식으로 중국을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양 측이 주고받는 말보다 어떤 액션(행동)을 하는지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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