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없었지만 거리두기도 없었다..'설캉스' 제주 15만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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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예상보다 1만명 더 찾아
14일 오전 10시 30분 제주국제공항. 출발 대합실은 수속을 기다리는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대부분 ‘설캉스’(설+바캉스) 연휴를 제주에서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 관광객이다. 정부와 제주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예년처럼 제주도내 친지들이 배웅 후 전송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5인 이상 함께 몰려다니는 모습도 거의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개인 간 2m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도착 대합실은 출발 대합실보다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막바지 연휴를 제주에서 보내려는 일부 관광객과 육지부에서 제주로 들어오는 제주도민 모습이 포착됐다.
제주도관광협회는 14일 “설 연휴인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15만3000여명이 제주를 찾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3만1489명이 입도한 것을 시작으로 11일 3만6326명, 12일 2만8136명, 13일 2만5135명이 찾았다. 연휴의 마지막 날인 14일에도 3만2000여명(예상)이 제주로 왔다. 관광협회가 당초 예상한 14만3000명보다 1만명(7%)가량 많은 사람이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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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씨 영향에 당일 예약 늘어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고향 방문이 힘들어지자 대신 제주여행을 결정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국내 여행수요가 늘어난 것도 제주행이 늘어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다가 연휴 내 비교적 맑은 날씨가 이어졌던 점도 제주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정혁 제주관광공사 홍보담당은 “최근 여행 관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의 발달로 며칠 전 예약하지 않아도 제주를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며 “실시간으로 항공기의 빈 좌석과 숙박업소의 빈방을 확인 후 당일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휴 관광객이 늘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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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로 등 야외 관광지 방역수칙 무시"
정부의 설 연휴 여행 자제 당부에도 사람이 몰리자 제주도는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해안 도로변 등에서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 마스크를 벗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관광객이 많았다. 평소 인기 있는 음식점과 카페에는 2m 거리두기를 잊은 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시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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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수도권 발 감염 늘어나…특별방역 나서
이런 가운데 제주에서는 최근 일주일 사이 수도권 관련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12명 중 5명이 수도권 관련 확진자다. 14일 오전 11시까지 제주도내 누적 확진자는 547명이다.
제주도는 설 연휴를 특별방역 점검 기간으로 관리 중이다. 제주자치경찰과 각 부서 인력을 동원해 방역 대책 유지를 위한 점검을 하고 있다. 이 기간 제주도는 관광지 등이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예외 없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 미검사자가 입도 후 확진되면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제주에서는 입도객이 체온 37.5도를 넘으면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어 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별도 장소에서 격리해야 한다. 또 마스크 미착용, 출입자 명부 미작성 등 주요 방역 수칙 위반 시에는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사업주와 개별위반자에게는 과태료를 물린다. 반면 입도 전 검사를 통해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는 여행객에게는 도내 주요 관광지 입장료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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