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km 거리 섬 배달, 20분이면 간다..옹진군에 뜬 드론 택배
# 강풍을 뚫고 50km를 날아온 드론이 섬에 내려앉자 알림음이 흘러나온다. 사람이 다가가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드론이 싣고 온 물품을 꺼낸다. 인천항을 출발한 드론이 덕적도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0분 남짓. 배편으론 약 1시간 30분 걸리는 거리다. 인천시가 추진 중인 섬 지역 드론 택배의 한 장면이다.
인천 옹진군 해상이 국토교통부의 개인 비행체(PAV·Personal Air Vehicle) 특별자유화구역으로 선정되면서 섬 지역 드론 배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옹진군 자월도-이작도-덕적도 해상을 PAV 특별자유화구역으로 지정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5월 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자 드론 택시·배송 등 관련 상업 육성을 위해 PAV 특별자유화지역 지정 공모를 시작했다. 서류심사·현장실사·위원회 심의 등 7개월간의 평가를 거쳐 옹진군 해상이 특별자유화구역으로 최종 선정됐다. 시제기를 개발한 점이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인천시의 시제기는 경차보다 작은 크기에 400㎏ 중량이다. 최대 90㎏까지 싣고 시속 약 50㎞로 비행할 수 있다.
특별자유화구역으로 지정되면 개인 비행체 안전을 사전 검증하는 ‘특별감항증명’과 안전성 인증, 사전 비행승인 등이 면제·완화된다. 5개월 정도 걸리는 실증기간에서도 벗어난다. 시는 실내시험에 이어 야외비행실험을 마치면 자월도 상공에서 실증비행을 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168개 섬이 있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향후 도서 지역 긴급구호 및 물품 배송, 관광상품 개발 등 개인 비행체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파블로항공과 함께 수직 이착륙 드론 2대에 의약품과 과학 키트를 실어 섬에 배달하는 시험 비행을 했다. 인천 신항 부두에서 출발한 드론 2대는 강풍을 뚫고 초속 18~30m로 각각 80여㎞와 40여㎞를 각각 날아가 자월도와 영흥도에 착륙했다. 국내 최장거리 기록이었다. 당시 가로·세로 3.6m, 중량 12㎏인 드론은 멀티콥터(날개가 없고 프로펠러만 있는 드론)와 같이 프로펠러로 이착륙하지만, 이륙 후에는 날개로 양력을 만들어 비행하는 방식을 적용해 비행시간과 거리를 높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개인 비행체는 최종적으로 사람이 타는 것이 목표”라며 “상용화되기 전까지 속도를 시속 10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섬 지역 운송 비용 등 우려에 대해선 “아직은 개발단계라 경제성 부분은 기술 개발하면서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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