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의 숨겨진 카드..울산남구와 의령도 달아오른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묻혀 있지만 아주 중요한 선거”
한 4선 국회의원은 4월 7일 두 곳에서 치러지는 기초단체장 재선거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함께 치러지는 두 건의 기초단체장(울산 남구청장‧경남 의령군수) 재선거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얼핏 보면 작은 선거지만 “전국적 이슈가 담겨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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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료원' 카드에 맞서는 야권 '정권 심판론'
울산 남구는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진규 전 울산 남구청장이 변호사시절 사건 수임 알선 대가로 돈을 지급하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운동 대가로 금품을 주는 등 공직선거법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재선거에선 민주당 예비후보 3파전 가운데 국민의힘 단수후보가 재기를 노리는 형국이다. 통상 공단 지역에서 노동계를 겨냥해 후보를 내던 정의당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공천을 결정한 반면, 진보 시민단체를 대표해 진보당에서 김진석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고있다. 민주당에선 김석겸 전 남구청장 권한대행, 박영욱 민주당 울산시당 홍보소통위원장, 이미영 울산시의원 등이 2월 말 최종후보 확정을 앞두고 경선 중이다. 국민의힘에선 김 전 청장의 전임이었던 서동욱 전 남구청장이 홀로 뛴다.
여당에선 ‘공공의료원’ 등 정책 카드를 내세우고 있다. 9일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지역 공공의료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인 이상헌 의원(울산 북)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울산 주민들은 코로나19 이후 의료원을 가장 원하고 있다”며 “현재 중앙당 차원에서도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에선 송철호 울산시장 등을 겨냥해 “심판론”을 내세운다. 특히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이 판세에 영향을 미칠 걸로 본다.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과 맞붙었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선거개입 의혹은 지역에선 살아있는 이슈다. 울산 전역에 영향을 미친 사건”이라며 “지난 선거에서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석패한 서 전 구청장이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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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령에선 보수 후보 난립 중 與“확 바꾸자”
지난 2014년 한 차례(오영호 전 군수)를 제외하곤 역대 민선 군수가 모두 보수 계열이었던 경남 의령에선 국민의힘 후보와 보수 계열 무소속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선 단수후보가 나선다. 울산과는 반대 양상이다.
여권은 국민의힘이 원인을 제공해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확 바꿔보자”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이선두 전 군수가 지난해 3월 기부제한 금지를 어기고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이 확정되면서 군수직을 상실했다. 김충규 전 동해‧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지난 5일 “의령의 자존심과 위상을 바로 세우고 작지만 강한 의령을 제대로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산업단지 등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통적 보수 텃밭인 만큼 야권에선 ‘큰 반전이 없는 한 승리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오태완 전 경남도 정무특보를 단수후보로 선정했다. 오 전 특보가 도청에 있을 당시 경남지사를 지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6일 오 전 특보의 선거사무실에 격려 방문해 “경남도에서 정책단장과 정무특보를 지낸 경험을 살려 의령을 발전시키는 큰 일꾼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보수 계열 무소속 후보가 난립하면서 향후 네거티브전 등으로 과열될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있다. 현재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오용 전 의령군의회 의장, 김창환 변호사, 김진옥 전 도의원 등은 모두 한때 국민의힘에 몸을 담았던 인사들이다. 이를 의식한 듯 대한노인회 의령군지회는 앞서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난립으로 벌써 군수 선거가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공명정대한 선거로 군정발전의 전환점이 돼 달라”고 촉구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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