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DC, 등교 재개 권고 "대면수업과 코로나 확산 관련 없어"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닫아걸었던 학교 문을 다시 열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미 질병통제 당국이 등교 재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다.

거리두기를 한 채 수업을 하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학교 [AFP=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2일(현지시간) 휴교 조치가 내려진 초·중·고등학교 재개를 위한 5개 지침을 발표했다. ▶정확한 방법으로 마스크 착용 ▶6피트(약 1.8m) 거리두기 ▶청소와 환기 시스템 개선 ▶확진자 추적과 격리 조치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라 CDC는 전국의 학교를 감염률을 기준으로 파란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4가지 구역으로 나눠 관리할 예정이다. 고위험 등급을 의미하는 빨간색 구역의 학교에 대해서는 엄격한 방역 대책 수립과 함께 온·오프라인 수업 병행한다. 또 중·고등학교는 매주 직원과 학생이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이날 CDC는 “방역 데이터에 따르면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하는 것은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산과 실질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 방역 대책을 엄격하게 시행하면 많은 초·중·고교가 안전하게 대면 수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전략은 과학과 증거에 기반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취임 100일 이내에 학교 문을 다시 열겠다는 공약을 내건 조 바이든 대통령은 CDC의 발표를 반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아이들과 가족, 교육자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비용은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을 때 감당해야 할 비용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 룸에서 코로나19 관련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과거 학교에서 발생한 대부분 집단감염이 발생한 원인은 마스크 착용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치는 정치적인 간섭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13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에는 공약을 지키기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은 문제는 ‘백신 우선 접종’을 둔 교원 노조와의 갈등 해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CDC의 가이드라인이 일부 노조에 실망스러울 수 있다”며 “교원 단체들은 교실로 돌아가기에는 여전히 환경이 안전하지 않다고 반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큰 교육구인 시카고의 교사 노조는 교원들의 안전 문제로 출근을 거부했었다가 시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분량 지원이 결정한 뒤 복귀를 결정했다.

미국 최대 교원노조인 전미교육협회(NEA) 베키 프링글 위원장은 “CDC가 과학에 따라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본다”면서도 “일부 교사들은 학교 복귀를 거부할 수 있고, 지역에 따라 사정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