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넘어 태양광·알루미늄까지?..반도체 부족 사태 확산 우려 ↑

정현진 2021. 2. 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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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휴대전화, 게임콘솔에 이어 태양광 제품과 알루미늄 등 제조업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은 반도체의 특성 때문에 올해 3분기까지는 글로벌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부족 사태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 지 시장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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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휴대전화, 게임콘솔에 이어 태양광 제품과 알루미늄 등 제조업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은 반도체의 특성 때문에 올해 3분기까지는 글로벌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부족 사태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 지 시장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태양광 발전 관련 업체인 엔페이즈에너지는 최근 실적 발표를 하면서 세계 반도체 공급망으로 인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태양광을 직류에서 교류로 변환하는 마이크로 인버터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지만 이에 필요한 전력 반도체가 부족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바드리 코산다라만 엔페이즈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2개월 안에 이번 문제가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알루미늄 업계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알루미늄이 자동차 생산에 들어가는 만큼 세계 자동차 업계가 반도체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조치가 이뤄지면 업계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알루미늄 업체 노르스크 하이드로의 팔 킬데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룸버그에 "자동차 업계가 영향을 받게 된다면 우리 회사에도 수요 부분에 충격이 올 수 있다"면서도 "현재까지는 고객사(자동차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당장은 직접적인 타격이 없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이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이처럼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자동차를 넘어 휴대전화, 게임콘솔 시장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애플은 최근 부품 부족으로 일부 하이엔드급 아이폰 판매가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고 콘솔 게임기를 만드는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급증한 수요에 맞춰 이를 생산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닌텐도 등 게임기 생산 업체들은 다음 휴가철에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네일 모스튼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장 내 사회적 거리두기, 태블릿과 노트북, 전기차에 대한 경쟁 심화 등이 스마트폰 부품 공급을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했다"면서 칩셋과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핵심 부품 가격이 향후 3~6개월간 15%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1분기에만 67만2000대의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차질의 핵심인 MCU의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이 26∼38주임을 고려하면 3분기까지 글로벌 공급 차질이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마리오 모랄레스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족 사태로 전 세계가 거의 셧다운 된 지난해 2분기 수준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까지는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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