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비판하며 '자력갱생' 의지 보인 김정은..내각도 자아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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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당 중앙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경제 계획 수립에 대한 당 간부들의 '보신주의'를 비판하며 경제 개혁을 통한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내각에서 작성한 올해 인민경제계획이 그 전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농업 부문에서는 과도한 생산목표 설정을, 전력 부문에서는 생산계획을 낮춰 잡았다고 비판했다.
김 총비서의 비판이 폐쇄경제인 북한 체제의 모순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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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당 중앙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경제 계획 수립에 대한 당 간부들의 '보신주의'를 비판하며 경제 개혁을 통한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내각도 김 총비서의 비판에 대응해 '자아비판'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제2차 전원회의에서 여러 부문의 사업을 신랄히 비판했다.
김 총비서는 "내각에서 작성한 올해 인민경제계획이 그 전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농업 부문에서는 과도한 생산목표 설정을, 전력 부문에서는 생산계획을 낮춰 잡았다고 비판했다. 또 주요 공장들과 농업부문에서 전기 부족을 지적하며 "탄광, 광산에서도 전기가 보장되지 않아 생산이 중지된다"고 밝히고, 평양시 살림집 건설계획도 목표 대비 부진했다고 질타했다.
김 총비서가 이처럼 내각의 경제계획을 강력하게 질타한 것은 경제 5개년계획의 첫해인 올해부터 첫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해서다. 또 신랄한 비판을 통해 각 분야의 무한 책임을 강조하고, 분발을 촉구하려는 의지도 포착된다.
바이든 신 행정부가 동맹국과의 협의를 중시하며 천천히 대북 접근을 해나가려는 의사를 보이자, 북한도 대내 결속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철저한 대내 다지기를 통한 미국과의 '힘겨운 정면돌파'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라며 "대미·대남 메시지가 배제되고,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건설과 사상투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총비서의 비판이 폐쇄경제인 북한 체제의 모순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 대회 이후 경제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단계부터 어긋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북한식 자력갱생의 모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관료들의 보신주의도 있겠지만, 폐쇄적 계획경제 체제를 아무리 수정하려 해도 개방경제와의 순환이 없으면 한계"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총비서의 비판에 내각은 곧바로 자아비판에 나섰다. 양승호 내각 부총리는 13일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올해 전투 목표를 당 8차 대회의 사상과 정신에 입각해 발전 지향성 있게 세우지 못한 근본 원인은 우리 경제지도 일꾼들이 보신주의·패배주의적 관점을 송두리째 뿌리 빼지 못하고 아직도 어려운 조건과 환경에 포로가 되어 있는 데 있다"고 자인했다.
김충걸 금속공업상도 "총비서 동지의 보고를 청취하며 우리 부문의 사업을 자책 속에 돌이켜봤다"고 밝혔고, 마종선 화학공업상도 "우리는 소극적인 사고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러저러한 조건과 환경을 운운하면서 작전을 통이 크게 펼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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