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장 쿠팡, '한국의 아마존' 목표 눈앞..공격적 투자 지속 전망

김철현 2021. 2. 1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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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상장 유력, 500억 달러 규모 기업가치 예상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계획을 공식화 하면서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목표가 성큼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적절한 때가 되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만 밝히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던 쿠팡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두 배 가까운 메출 성장을 이뤄낸 지금이 상장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이번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지금까지 해왔던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쿠팡 측은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해 S-1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주식 수량과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뉴욕증시에 종목 코드 'CPNG'로 상장할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IPO와 관련해 국내에선 증권신고서가 제출되지 않을 예정"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 권유행위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월 상장 유력=기업공개(IPO) 절차에 따라 쿠팡은 조만간 투자자들을 위한 로드쇼를 진행하고, 공모가 윤곽이 정해진 뒤 NYSE에서 주식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절차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돌발 변수가 없을 경우 쿠팡의 뉴욕증시 데뷔는 한 달 뒤인 3월이 유력해 보인다.

쿠팡이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은 코로나19와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전국 단위로 익일 배송이 가능한 인프라를 갖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증했다. 실제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서 지난해 매출이 119억7000만 달러(약 13조2500억원)라고 밝혔다. 이는 2019년의 7조1000여억 원보다 약 91% 늘어난 것이다. 적자는 4억7490만 달러(약 5257억원)로, 2019년 7205억원보다 약 1500억원 줄었다. 꾸준히 적자를 줄여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IPO 시장의 투자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쿠팡이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500억 달러 규모 기업가치=올해 들어 블룸버그통신은 쿠팡을 포함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 기업 중 최소 6곳이 올해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쿠팡의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했다. 한화로 32조원에 달한다.

쿠팡의 상장이 공식화되자 가치는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쿠팡의 상장 계획 소식을 전하면서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데뷔 이후 가장 큰 외국 회사의 IPO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IPO 당시 기업가치가 1680억달러(약 186조원)로 평가된 바 있다. WSJ은 쿠팡의 경우 500억달러(약 55조4000억원)를 넘는 평가가치가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쿠팡을 최근 몇 년간 뉴욕증시에서 최대 규모의 외국 기업 IPO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500억달러 이상의 시장가치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격적 투자 지속 전망=쿠팡이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지금까지 해왔던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2014년 기존 소셜커머스 사업을 접으면서 '로켓배송'을 도입, 이커머스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상품을 직매입해 품질을 보장하고 빠른 배송을 내세워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의 아마존'으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승부수는 통했고, 2014년 3000억원이었던 매출이 5년 만에 25배 가까이 증가하는 고성장을 했다. 이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30억 달러(약 3조3000억원) 등의 투자가 바탕이 됐다. 하지만 계속된 투자로 인해 적자는 쌓이고 있었다. 상장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던 이유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쿠팡은 신(新)사업 등의 투자를 확대, 이커머스을 포함한 연관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배달 앱 쿠팡이츠가 코로나19 사태가 관통한 지난해 배달 수요 증가와 맞물려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은 것을 비롯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도 공식 출시된 상황이다. 향후 자체 제작도 계획하고 있어 이커머스와 OTT 업계 양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재취득해 관련 사업도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시장 내 쿠팡의 경쟁력은 지속해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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