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꽂힌 통신업계, 5G 2년차에 설비투자 1.3조 줄인 까닭

조슬기나 2021. 2.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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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 2년차인 지난해 국내 통신업계가 설비투자(CAPEX)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G 품질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음을 감안할 때 불과 상용화 2년차에 투자 규모가 총 1조원 이상 줄어든 것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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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5G 상용화 2년차인 지난해 국내 통신업계가 설비투자(CAPEX)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끊이지 않는 5G 품질 논란에 정부가 직접 통신사에 상반기 목표 수치까지 할당하며 5G 투자를 압박했지만 연간 성적표는 기대에 못미친다. 통신업계는 올해도 전년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적은 규모를 검토 중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2020년 CAPEX는 총 8조2761억원으로 5G 상용화 첫해인 전년(9조5967억원) 대비 1조3206억원(13.76%) 감소했다. 상반기 CAPEX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던 전년 상반기와 유사했지만 하반기 들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SK브로드밴드를 제외한 통신3사 기준으로도 전체 CAPEX(7조4578억원)는 1년 전보다 1조3277억원(15.11%) 줄었다.

각 사별로는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SK텔레콤 3조236억원(SK텔레콤 별도 기준 2조2053억원), KT 2조8720억원, LG유플러스 2조3805억원 등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무선 네트워크 투자가 줄어든 점이 뚜렷하다. 무선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만 따질 경우 그 감소폭은 30%에 육박한다. 3사 무선 네트워크 CAPEX 총합은 5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전년 보다 유선 네트워크 투자를 15% 이상 늘린 반면 무선 네트워크는 28%가량 축소시켰다. KT 또한 가입자망 투자를 7000억원 줄였다.

이는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는 상용화 첫해에 대비한 기고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현장에서의 망 투자 자체가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연속 각 사별로 3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다"며 "5G 상용화 첫 해보다 투자 규모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기존 네트워크 운용을 효율화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3G나 LTE의 경우에도 투자 3년차부터는 CAPEX 규모가 확연히 줄었었다. 여기에 통신 3사가 외곽 지역의 5G 공동망 구축에 합의하면서 절감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LG유플러스측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5G 공동망 구축에 따른 절감효과가 각사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5G 품질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음을 감안할 때 불과 상용화 2년차에 투자 규모가 총 1조원 이상 줄어든 것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는 올해까지 28㎓ 대역에 각 사당 1만5000개의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지만 이 또한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사가 2020~2025년 25조원 투자 목표를 차질없이 진행한다고 재확인했다"며 "평균적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올해도)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처럼 5G 조기구축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사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올해 CAPEX 가이던스를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제시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투자세액 공제라든지 품질평가를 통해서 이런 망 구축을 적극 유도해 나가고, 국민들이 5G에 대한 효과를 실제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 할당기간이 끝나는 주파수 재할당 대가 결정 과정에서 5G 무선국 투자 옵션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일환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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