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어 홍콩도 BBC 방송 중계 중단 조치로 영국에 맞불

이선애 2021. 2. 1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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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영국 BBC 월드뉴스의 본토 방영을 금지한 데 이어 홍콩 공영방송 RTHK(라디오텔레비전홍콩)도 BBC 방송 중계를 중단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RTHK는 현지 기준 이날 오후 11시부터 BBC 월드뉴스와 BBC 뉴스위클리를 중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국무원(國務院) 직속 방송 규제 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廣播電視總局)은 영국 BBC 월드뉴스의 중국 내 방영을 금지한다고 공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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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중국이 영국 BBC 월드뉴스의 본토 방영을 금지한 데 이어 홍콩 공영방송 RTHK(라디오텔레비전홍콩)도 BBC 방송 중계를 중단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RTHK는 현지 기준 이날 오후 11시부터 BBC 월드뉴스와 BBC 뉴스위클리를 중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국무원(國務院) 직속 방송 규제 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廣播電視總局)은 영국 BBC 월드뉴스의 중국 내 방영을 금지한다고 공고했다.

선이(沈逸) 푸단대학 국제관계·공공사무학원 교수는 BBC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중국의 분리주의를 조장해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교수는 중국이 추가 보복 조치를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BBC가 잘못을 바로잡고 홍콩과 대만, 신장 문제에 대한 왜곡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BBC 기자를 추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기자들이 진정한 중국을 보도하지 못 한다면 이들을 내쫓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리 교수는 BBC의 중국 관련 보도가 중국과 영국 관계에 큰 피해를 끼쳤으며 특히 코로나19 보도가 그렇다고 지적했다.

RTHK 중계 중단 조치는 영국 방송 규제당국이 중국 관영 중앙(CC)TV의 영어 방송인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의 방송 면허를 박탈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중국 선전 매체로 인식되는 CGTN은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두고 유럽 사업을 운영해왔다.

중국 당국은 성명에서 "BBC 월드의 중국 관련 보도는 해외 위성 텔레비전 방송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BBC 월드는) 진실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고 중국의 국익을 침해하고 중국 민족의 단결을 훼손했다"며 "중국 영토에서 방송할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향후 1년간 방송 신청을 수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규정 위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코로나19 팬데믹과 신장 위구르족 무슬림 강제 노동 등에 대한 BBC 보도를 비난한 바 있다.

BBC는 신장 지역에 설치된 수용소에서 여성들이 조직적으로 성폭행, 성적 학대, 고문을 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국무부는 최대 200만명이 이 수용소에 수용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해당 시설은 감금 시설이 아니라 직업 교육 센터라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가 중국 본토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CNN에 따르면 중국 본토나 일반 가정에서 BBC 시청이 허용된 적은 없다. 중국에서는 이제까지 호텔과 기업체, 외국인 거주시설 이외에는 BBC를 시청할 수 없었다.

서방 언론들은 중국 내 BBC 특파원들이 강제 출국하는 처지가 될지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행정부와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기자들을 추방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은 "중국이 언론의 자유를 축소한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은 전 세계에서 미디어와 인터넷 자유에 가장 심각한 제한을 가하고 있으며, 최근 조치는 중국에 대한 전 세계의 평판을 손상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주영 중국대사관은 이번 결정이 "합법적이고 합리적"이었다고 두둔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에 대한 BBC의 "악의적인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BBC가 냉전시대 사고방식을 버리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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