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한·미 방위비분담금, 한국이 제시한 '13% 인상' 유력"
한·미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보다 13% 올리는 수준에서 특별협정(SMA) 협상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13% 인상안'은 한국이 미국 측에 줄곧 제시해 온 방안이다.
11일(현지시간) CNN은 정통한 소식통 5명을 인용해 "한국과 미국은 13% 인상안을 1년 단위가 아닌 다년 계약하는 데 합의하는 쪽으로 의견을 좁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최종 합의에 한국 국방 예산을 의무적으로 늘리는 것과 한국이 특정 군사장비를 구매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최종 합의는 수 주 안에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N은 "SMA 협상에 합의한다는 것은 동맹과의 관계를 복구해 '정상 질서'로 복귀한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SMA는 지난 2019년 말 협정 유효기간이 만료됐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제시한 인상 폭 차이가 너무 커 장기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당초 한국에 기존 금액 대비 400% 더 내라고 요구했다가 지난해 50% 인상안으로 요구 규모를 줄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꺼내며 방위비 대폭 증액을 압박해 왔다. 이에 한국 측은 13% 인상이 최대치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양국의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여 명이 2개월간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긴장감이 돌았다. 대북 대응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복원을 강조하고 나서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 "주한미군 철수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고, 로이드 오스틴은 국방장관도인사청문회 서면질의서에서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 조기 타결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 초기 현실적인 수준에서 조기 타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 5일에는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8차 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진행된 첫 협상이었다.
CNN은 미국의 대북 정책을 검토하는 와중에 SMA 협상 논의가 진행됐다며 방위비 분담금 문제 조기 해결이 향후 한미 관계 강화 및 대북 대응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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