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집값에 '나홀로 아파트'도 기세등등.. 분양시장 '주목'

류태민 2021. 2. 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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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비해 덜 올랐다' 소규모 단지 인기 치솟아
방배동 삼호한숲 84㎥ 1년 만에 3억원 올라
지난해 청약경쟁률 수백대 1
올해 분양 10곳도 과열 예상
"환금성 낮아 매수 신중해야"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그동안 수요자들에게 외면 받아왔던 ‘나홀로 아파트(300가구 이하, 한두 동 규모)’의 인기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대규모 공급대책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자 ‘내 집 마련’을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소규모 아파트로 수요가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청약시장에서 나타난 소규모 단치 청약 과열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엠브이아파트 83.4㎡(전용면적)는 지난해 11월 15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같은 해 9월 직전가(14억39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뛴 가격이다. 1994년 7월 준공된 이 단지는 1개동(154가구)으로 구성된 소규모 아파트다.

4개동 206가구로 이뤄진 송파구 송파동부센트레빌 가격도 상승세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4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대출금지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해당면적의 지난해 11월 직전가는 13억8800만원으로 한 달 새 1억원 가량 올랐다.

서초구의 경우 방배동 삼호한숲이 눈에 띈다. 84㎡가 지난 10월 14억27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초 대비 3억원 이상 뛰었다. 이 아파트의 59·114㎡형도 지난해 말 각각 12억4000만원·15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포 지역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는 “소규모 아파트들은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다보니 부담이 덜한 편”이라며 “이전과는 달리 입지가 좋은 곳의 나홀로 아파트들은 최근 들어 입주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 기대감도 높아져 수요는 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세대 미만 소규모 주택단지를 정비하는 ‘미니 재건축’에도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과 같은 공공 참여 모델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역대급 경쟁률’로 모든 청약 매물 1순위 마감… 올해 청약시장서도 ‘주목’

소규모 아파트들은 매매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분양시장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을 진행한 300가구 이하 아파트 단지는 총 14곳으로 모두 1순위 청약 마감됐다.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단지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26가구 모집에 1만964명이 청약해 537대 1의 경쟁률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2동 67가구 규모의 서초구 서초동 ‘서초자이르네’는 35가구 일반분양 모집에 나선 결과 1만507명이 몰려 1순위 청약경쟁률 300대 1을 기록했다. 총 280가구인 서초구 잠원동의 ‘르엘 신반포’는 67가구 모집에 8358명이 몰려 경쟁률 124대 1로 그 뒤를 이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을 앞두고 있는 300가구 이하 아파트 단지는 총 10곳이다. 이 중 서초구 반포동의 더샵반포리버파크(140가구)와 광진구 자양동 자양하늘채베르(165가구)가 이번 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서초구 방배동 방배신성빌라재건축(90가구)·강서구 화곡동 화곡동더리브주상복합(140가구) 등이 하반기에 분양될 예정이다.

소규모 아파트는 일반 주택가나 여러 아파트 단지 사이의 좁은 땅을 활용해 300가구 이하·1~2개동으로 지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커뮤니티 시설·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로 인해 찾는 이들이 적다보니 거래 수가 많지 않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여겨진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자 대단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올라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단지 아파트보다는 환금성이 낮기 때문에 거래량이 줄어드는 침체국면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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