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국민의힘, 야권 접수할까 접수될까
국민의힘과 '제3지대' 안철수·금태섭 간 주도권 싸움
"제3지대에 서울시장 후보 내줄 경우 야권서 입지 하락"
후보 배출·본선 승리 시 응집력 확보해 중심 역할 할 듯
오는 4월 7일 재보궐선거와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야권의 구도가 심상치 않다. 가장 궁극적인 목표가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탈환인 만큼, 재보궐선거의 결과에 따라 야권의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 예상하고 있는 정계개편의 큰 방향은 '중도보수 대통합'이다. 그 대상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금태섭 전 의원 등을 위시로 한 제3지대의 반문 세력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당초 야권에서는 지난해 4·15 총선 참패 직후부터 모든 세력이 통합을 통해 '반문 연대'를 이뤄 범여권의 독주에 대항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평행선을 달렸던 '야권 투톱'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관계가 좀처럼 좁혀지지 못했고, 전격적인 통합에 나설 명분과 모멘텀의 부재로 쉽사리 성사되지 못했다.
다만 '차기 대선 전초전'이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전국민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 후보 선출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상황은 달라졌다. 단일 후보 배출에 성공하는 세력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통합 움직임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제1야당'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자칫 제3지대에 야권의 주도권을 내어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현 상황이 달가울 리 없지만, 그만큼 당의 현 상황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자강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대표 혹은 금태섭 전 의원에게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내줄 경우 '불임정당'이라는 비판을 뒤집어쓰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펼쳐질 야권의 정계개편 움직임 속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분석이 나오는 탓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일반적인 선거가 아니라 어찌 보면 '대한민국의 정치적 2인자' 자리로 불리기도 하는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에 제1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아무리 제3지대 후보의 당선을 돕는다 해도 선거가 끝나면 사실상 정치적 입지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후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큰 정계개편 국면에서 무슨 명분으로 주도권을 쥘 수 있겠는가"라고 우려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가 야권 정계 개편의 계기, 또는 중간 단계가 돼야 할 것"이라며 "제가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최종 후보까지 이기면 '이 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실감하고 저절로 바뀔 것이다. 더는 국민의힘 입당 요구도 없을 것”이라 내다보기도 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당 소속의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 낸 후,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본선에서도 승리해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고 야권 재편 과정에서 자당으로의 응집력을 담보한다는 복안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전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이 많은 분들의 신뢰를 담을 큰 그릇이 못된다는 아쉬움이 있는데 이 모든 걸 담아내는 정치개편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재보궐 자체가 그런 플랫폼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그 플랫폼 안에 상식과 정의 편에 서는 모든 이들, 합리적 진보 부터 중도 보수까지 모두 모여 하나가 되야 한다"고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국민의힘' 중심의 정계개편이 이뤄져야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야권 재편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과정에서 중심은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는 데 변함이 없다. 플랫폼의 중심은 국민의힘이어야 할 것"이라며 "재보궐선거 과정이 그런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우리 당내 경선을 통해 우리가 개혁하고 야권 통합 과정이 야권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보궐선거는 우리나라 야권 정치 지형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무게추가 어느 방향으로 기울지와 관계 없이 구성원 모두가 '야권 개혁'이라는 대의를 바라보고 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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