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육성' 속도내는 EU, 삼성전자·TSMC에 손 내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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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아시아와 미국의 의존도가 높은 첨단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2위인 대만 TSMC, 삼성전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프랑스 재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EU가 반도체 산업 관련 미국과 아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TSMC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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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안에 따라잡기 불가능" 회의론도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유럽연합(EU)이 아시아와 미국의 의존도가 높은 첨단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2위인 대만 TSMC, 삼성전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프랑스 재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EU가 반도체 산업 관련 미국과 아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TSMC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EU가 10㎚(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이하, 최종적으로는 2㎚ 수준까지 초미세공정에 욕심을 내고 있어 이들과 손을 잡을 가능성에 블룸버그는 주목했다. 세계에서 10㎚ 이하 초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단 두 곳 뿐이다.
이와 관련해 유럽 집행위원회와 삼성전자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TSMC는 "공장 위치 선택은 고객 니즈 등을 포함한 여러 요소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TSMC는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지만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은 유럽이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과 다임러 등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가 부족해 공장을 일시 가동 중단하는 등 피해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수요 급증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반도체를 제때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이에 독일 정부가 나서서 대만 정부에 반도체 공급 확대를 요청하는 일까지 있었다.
유럽은 과거 반도체 공장을 다수 보유했지만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주요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TSMC나 UMC와 같은 대만 파운드리에 주로 생산을 맡기면서 최근 20년간 자체 생산량을 크게 줄여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자동차 수요 급증에도 반도체를 급히 조달하지 못하게 됐다.
EU는 미국이나 아시아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지자 현재는 10% 미만인 세계 반도체 및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 규모의 EU 비중을 최소 5분의 1 가량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지난해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유럽 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포함한 동맹을 구축키로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동맹에 대한 초기 논의는 이미 이뤄졌으며 계획을 세우는 과정 등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내용은 올해 1분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유럽 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업계를 이끌어가는 삼성전자나 TSMC가 현재 5㎚를 넘어 3㎚ 반도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EU가 2㎚ 반도체를 개발하겠다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유럽의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은 중국이나 일본, 미국 등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나 TSMC가 올해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EU의 투자 계획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미 수십년간 세계 공급망이 형성된 상황에서 이를 단기간 내에 복구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미세공정을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삼성전자 와 TSMC 등에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연간 실적 발표 당시 "단기간 내에 (TSMC나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불가능"이라면서 "EU 정부들이 이런 목표를 추진하려고 한다면 수개월이 아니라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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