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급해서 그런데 차비 좀.." 알고 보니 파렴치한 사기꾼 [한승곤의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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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가 많이 몰리는 한 지하철 역사에서 40대 남성이 다가와 급하다며 연락처를 알려준 뒤 차비를 빌려 갔지만, 연락처는 가짜였고 이 남성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직업이 없는 김 씨는 2015년 7월31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부산행 KTX를 타려는 최모 씨(당시 20)씨에게 접근해 "부산에 사는 사람인데, 지갑을 잃어버렸다. 차비를 빌려주면 계좌로 송금하겠다"고 말하며 딱한 사정에 놓인 것처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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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몰리는 지하철, 버스 터미널서 주로 범행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20대 대학생 이 모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인파가 많이 몰리는 한 지하철 역사에서 40대 남성이 다가와 급하다며 연락처를 알려준 뒤 차비를 빌려 갔지만, 연락처는 가짜였고 이 남성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도와주려는 착한 마음을 저렇게 농락해도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버스 터미널, 기차역 등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비가 필요하다며 접근해 돈을 갚겠다며 가짜 연락처를 알려준 뒤 그대로 잠적하는 이른바 `차비 사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경각심이 요구된다.
이 같은 차비 사기 피해자는 이 씨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12월 대전역에서는 한 50대 여성이 "차비를 주면 계좌로 보내주겠다"라며 또 다른 피해자에게 접근해 25000원을 받아 간 뒤, 갚지 않는 일도 일어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전국을 무대로 이 같은 범행을 벌여 수십만 원을 챙긴 사건도 있었다. 2016년 3월 대전 유성구 한 미용실을 찾아가 주민 행세를 하며 차비가 없다며 돈을 받아 챙긴 박 모 씨는 사기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박 씨는 주민들에게 "지갑을 분실했는데 차비가 없어서 그러니 2만 원만 빌려주면 다음 날 갚겠다"고 말해 2만 원을 받아 챙기는 등 대전과 대구, 구미, 울산 등 전국을 돌며 모두 15차례에 걸쳐 51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외국인이 접근해 돈을 챙기는 수법도 있다. 일부 지하철 역사에서는 자신을 프랑스 교포라고 소개하며 20대 대학생들을 상대로 돈을 받아 챙기는 일도 일어난 바 있다. 용의자는 "택시를 잘못 타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며 "차비를 빌려주면 이메일을 알려주겠다. 이쪽으로 연락을 달라"고 말하며 일면식도 없는 시민들에게 돈을 챙겨 잠적했다.
이들의 범행 수법은 모두 일종의 기만행위에 의한 사기로 법원은 실형을 선고하고 있다. 실제 2017년 5월 비슷한 수법의 범행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에게 법원(대전지방법원 형사3단독)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또 2016년 5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이지민 판사)은 서울역에서 차비를 빌려달라며 행인에게 돈을 뜯은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직업이 없는 김 씨는 2015년 7월31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부산행 KTX를 타려는 최모 씨(당시 20)씨에게 접근해 "부산에 사는 사람인데, 지갑을 잃어버렸다. 차비를 빌려주면 계좌로 송금하겠다"고 말하며 딱한 사정에 놓인 것처럼 연기했다.
이를 그대로 믿은 최 씨는 그 자리에서 김 씨에게 현금 4만원을 줬다. 그러나 계좌로 돈을 보내겠다던 김 씨는 이미 잠적한 뒤였다. 결국, 김 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법원은 유죄를 인정했다.
전문가는 이들의 행위는 사실상 사기이며, 의심스럽거나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가까운 지구대로 인계할 것을 당부했다. 한 지역 경찰 관계자는 "지하철, 터미널 등 장소는 인파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변이 혼란스러워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면서 "인근 지구대로 안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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