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화재 유형 '부주의' 1위.."요리 중 자리 비우면 안돼요"
설 연휴였던 지난 2018년 2월 18일 오후 6시33분쯤 대구 동구 신암동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소방서 추산 491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30여분 만에 꺼졌다. 이 화재로 안방에 있던 80대 여성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불이 난 원인은 ‘부주의’였다. 가스렌지 주변에 타버린 음식물이 있었고 “음식물 타는 냄새가 나더니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이웃의 진술로 미뤄 소방당국은 이 여성이 음식을 하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5년간 설 연휴에는 평균 57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국민의힘 중앙재해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2016~2020년) 설 연휴기간 화재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6년 910건의 화재가 일어난 데 이어 2017년 487건, 2018년 704건, 2019년 406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364건의 화재가 일었다.
발생 건수만 따져보면 화재는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인명피해는 비슷한 숫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33명(사망 9·부상 24)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2017년 22명(사망 3·부상 19), 2018년 32명(사망 3·부상 29)이 화재로 사망했거나 다쳤다. 지난 2019년에도 23명(사망 5·부상 18)이, 지난해 38명(사망 15·부상 23)이 사망하거나 다쳐 인명피해 규모는 20~30명대 선을 유지 중이다.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가장 많았다. 작년 기준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전기 ▶(원인)미상▶기계▶화학▶교통사고▶방화·방화 의심▶기타▶가스누출 순으로 나타났다.
정희용 의원은 “특히 이번 설 연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내에 있는 시간이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장판·히터 등 난방기구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특히 명절 음식을 하다가 자리를 비우면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설 연휴 대구 지역 주거시설의 주방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2건으로 4명의 인명피해와 40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등을 부치기 위해 튀김용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명절에는 냄비나 프라이팬 등에 식용유 등을 가열하는 일이 잦다. 튀김용 기름의 경우 가열한 지 10여 분이 지나면 불이 붙어 번질 수 있다.
특히 식용유 등 튀김용 기름 화재 발생 시 당황해 물을 뿌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물을 뿌리면 가열된 기름이 기화되면서 유증기와 섞여 오히려 화재가 확산될 수 있어서다.
또 집에 보관 중인 일반 분말형 소화기를 사용하면 잠깐의 불길은 막을 순 있지만 발화점 이상의 기름 온도로 인해 다시 발화될 가능성이 있다. 냄비나 프라이팬의 뚜껑을 덮으면 불을 끌 수 있고, 뚜껑이 없으면 물기가 있는 채소를 덮어 불길을 잡는 방법도 있다.
가장 좋은 진화법은 주방용 소화기(K급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끄는 방법이다. K급 소화기는 주방 화재에 특화된 소화기로, 식용유 등으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순간적으로 유막층을 형성해 온도를 낮추고 산소 공급을 차단해 화재를 진압한다.
이영익 대구소방안전본부 화재조사팀장은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대부분인 만큼 음식물을 조리할 때는 절대 자리를 비우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주방 화재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K급 소화기를 비치하고 상황에 맞는 대처법도 미리 알아두면 좋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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