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은 윷으로 점을 쳤다"..충남도가 소환한 윷놀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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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6억짜리 윷놀이대회 개최
설 연휴를 앞두고 충남 지역 안팎에서 윷놀이가 화두로 떠올랐다. 충남도가 오는 10월 문화의 달 행사로 6억 원짜리 전국 윷놀이 대회를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12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는 국비 3억 원과 지방비 등 총 6억 원을 투입해 전국 윷놀이 대회와 학술행사를 연다. 충남도 관계자는 “문화체육부 주관의 10월 문화의달 행사 프로그램을 준비하다 전통 놀이 중 윷놀이를 생각해 냈다”며 “충남문화재단 측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국비 3억원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충남도는 문화의달 행사를 계기로 윷놀이를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발판으로 삼겠다고도 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달 관련 업무 보고회에서 “북한 주민도 윷놀이를 굉장히 즐기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남북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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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충남서 윷놀이?…예산 낭비 논란
충남도의 방침이 알려지자 논란이 일었다. 윷놀이 방식과 기준이 사실상 없고 윷놀이가 충남과 별로 연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충남도에 따르면 윷놀이 방식 등을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대회 참가 연령이나 성별, 윷을 던지는 높이나 범위, 윷의 크기·재질 등 고민해야 할 문제도 많다. 충남도의 한 직원은 “충남 고유의 전통놀이나 문화행사에 예산을 지원한다면 몰라도 굳이 많은 예산을 들여 윷놀이대회를 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윷놀이 담당 부서 직원들은 반박했다. 이들은 “2019년 국회에서 윷놀이남북공동유네스코등재추진위원회가 발족한 데 이어 전통문화유산인 윷놀이를 세계인의 놀이로 확산하고 남북공동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코자 결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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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윷놀이로 남북 교류 추진"
이어 “지난해 초 서울시에서 먼저 개최하고 경평윷놀이대회를 북측에 제안하는 사업이 추진됐으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산됐다”며 “당시 방송사 중계까지 준비된 상황에서 무산돼 뜻 있는 많은 분이 낙담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시 측은 “윷놀이 한마당 행사를 제안한 단체(사단법인)의 사업계획서에 경평(서울·평양) 윷놀이대회와 방송사 중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은 맞지만, 서울시가 이를 수용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윷놀이 한마당 행사도 취소됐으며 앞으로 대회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충남도와 충남문화재단은 “윷놀이와 충남이 역사적으로 별로 관계가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하는 입장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윷 점’을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충남 아산에는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인 현충사와 이순신 장군의 무덤 등이 유적으로 남아있다. 현충사 경내에는 이순신 장군이 활쏘기 연습을 한곳과 신혼집 등이 있다.
김현식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충남의 자랑인 이순신 장군께서 윷 점을 매우 잘 놓으셨다”며 “전쟁터에서 항상 전략을 세울 때 윷 점을 보면서 어느 시기를 선택하고 공격할 것인지를 결정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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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에 충무공 윷점 기록 남아"
실제 『난중일기』에는 이순신 장군이 척자점(擲字占·윷 점)을 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1594년 7월 13일, 홀로 앉아 아들 면의 병세가 어떤지 척자점을 쳐서 ‘군왕을 만나는 것과 같다’는 괘가 나와 매우 길하였다. 다시 치니 ‘어두운 밤에 등불을 얻은 것과 같다’는 괘가 나왔다. 두 괘가 모두 길하여 마음이 조금 놓였다” 등의 대목이다.
충남도에 따르면 윷놀이의 기원은 선사시대까지 올라간다. 윷판은 경북 영일군 청하면 오줌바위를 비롯해 경북 안동시, 영양군, 경주 남산과 반월성의 자연암반과 고인돌 덮개돌, 건물지 주초석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충남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윷놀이대회는 주제가 독특하고 타 시‧도에서 하지 않는 사업이기 때문에 차별성을 갖고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성=김방현 기자, 김현예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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