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바로 드러눕는 '눕족' 당신, 가슴 타는 통증 느낀다면..

김민욱 2021. 2.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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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과 함께하는 가족 건강 챙기기③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평범한 일상에 갑자기 많은 제약이 생기면서 우리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을지 모릅니다. 고향 방문과 친지 모임이 어려운 이번 설 연휴, 놓치고 있던 나와 가족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분야별 명의의 도움을 받아 가족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세 번째는 위·식도 역류 질환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이정훈 교수의 도움을 받아 위·식도 건강 지키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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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44)씨는 ‘눕’족(族)이다. 워낙 눕는 걸 좋아한다. 저녁 설거지 후 어김없이 푹신한 소파 위로 몸을 날린다. 누워서 TV나 스마트폰 등을 즐긴다. 코로나19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이런 습관도 길어졌다. ‘이참에 몸을 만들겠다’며 아령·문틀 철봉도 샀지만, 그때뿐이다. 김씨는 간혹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지난해부터 빈도가 잦아졌다.

김씨는 “올 초에 받은 위내시경에서는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었다”며 “역류성 식도염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은 역류성 식도염을 부를 수 있다. 사진은 이해를 위한 설정 사진입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밥 먹고 바로 누우면
밥을 먹은 후 바로 누우면 음식물의 소화 과정을 방해한다.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등 활동을 해야 음식물이 제대로 밑으로 내려간다. 누워 있으면 이런 소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더욱이 위에서 분비되는 위액 등이 오히려 식도 쪽으로 역류하기도 한다. 이게 악화하면 ‘위·식도 역류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일상생활을 할 때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이나 목에 뭔가 낀 것 같은 불편함을 줘 주의해야 한다.


약해진 위(胃) 괄약근
우리가 먹은 음식물은 식도를 지나 위로 간다. 이때 위 안에 있는 내용물이 다시 식도로 올라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괄약근이 있다. 이 괄약근 기능이 떨어지면 위→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이때 점막을 자극해 통증이나 불쾌감을 일으키는 것이다. 심하면 염증까지 일으킨다. 일명 역류성 식도염으로 불리는 위·식도 역류 질환이다.

역류 질환은 내시경으로 봤을 때 염증이 있는 역류성 식도염과 증상은 있지만, 내시경 소견이 정상인 비미란성 역류 질환으로 나뉜다.

위식도 역류질환 이해 그림. 자료 서울아산병원


가슴 타는 느낌 든다면
위·식도 역류 질환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가슴뼈 뒤쪽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악화·호전이 반복된다. 또 삼키면 곤란도 겪게 된다. 구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아울러 인두와 폐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만성기침이나 기관지 천식, 심지어 충치, 잇몸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생활습관 고쳐야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담배를 피운다면 반드시 끊어야 한다. 술과 커피, 탄산음료, 오렌지·토마토 주스 등 역류성 식도질환 증상을 유발하는 음료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도 마찬가지다. 위 속에 덩어리 형태로 남아 역류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 줄이는 게 좋다. 잠을 잘 때는 상체 부위를 약간 높여보자. 특히 식후에 곧바로 눕지 않도록 한다.

이정훈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약물치료 병행방법도
이런 생활 습관 변화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 질환의 80% 정도는 생활습관 변화와 약물치료로 호전된다. 만일 부족하다면, 느슨한 하부 식도 괄약근을 수술로 조이는 치료법이 있다. 내시경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역류성 식도염이 심각한 상태가 지속하면, 식도 협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정훈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떡과 고기, 전 등 명절 음식은 역류를 유발하기가 쉽다”며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마음에 역류 질환의 최대의 적인 ‘과식’까지 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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