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모이지 말라" 호소에도 전국 관광지 '북적'

이홍근 2021. 2. 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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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첫날인 11일 전국 유명 관광지는 나들이를 나온 관광객으로 가득 찼다.

방역 당국이 올해 설 연휴에는 고향이나 친지 방문,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설 연휴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될 것을 우려하며 이동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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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첫날인 1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도착장이 입도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첫날인 11일 전국 유명 관광지는 나들이를 나온 관광객으로 가득 찼다. 방역 당국이 올해 설 연휴에는 고향이나 친지 방문,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대형 리조트와 호텔은 만실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예약률을 나타냈다.

이날 제주공항 도착장은 오전부터 관광객으로 꽉 찼다. 골프가방을 카트에 싣고 도착장을 나서거나 등산복 차림에 대형 배낭을 멘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선물 보따리를 들거나 한복을 입은 이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귀향객 대신 나들이객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공항 도착장엔 이날 3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됐다.

설 연휴 첫날인 1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도착장이 입도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바닷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제주도 일주도로는 렌터카로 붐볐다. 제주도 함덕·월정·협재 등에는 바닷바람을 쐬러 나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요 오름과 한라산국립공원에도 인파가 몰리긴 마찬가지였다.

강원 지역 유명한 산과 동해안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1시까지 설악산에 입산한 관광객은 35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속초 해변엔 아침부터 소규모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바닷가를 거닐었다. 양양 죽도해변 등 서핑 명소에는 서핑 애호가들이 모이기도 했다.

광주 무등산에는 등산객들이 주말 인파 수준으로 몰렸다. 대구 팔공산, 비슬산 등에는 겨울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찾아왔고, 신천둔치와 수성못 주변에는 햇볕을 쬐며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이 많았다.

주요 관광지의 대형 리조트와 호텔의 예약률은 60%를 기록했다. 현재 리조트와 호텔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전체 객실의 3분의 2만 운영할 수 있다. 사실상 만실인 셈이다. 부산에서는 힐튼, 아난티, 조선, 시그니엘 등 주요 특급호텔들이 50∼60% 예약률(지난 8일 기준)을 기록했다.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해변을 거닐며 연휴를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한 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확실히 예약 문의가 많다”며 “다만 객실 3분의 2 수준만 운영할 수 있고 5인 이상이 호텔에 투숙할 수 없는 점에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설 연휴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될 것을 우려하며 이동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 당국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라면서 “이미 (집단감염을) 경험한 시설에서 코로나19 발생이 반복되고, 또 하필이면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방역의 피로도가 올라가고 있는 점도 매우 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이번 설 이후의 코로나19 유행 양상은 이번 연휴 동안 우리의 의사 결정과 행동의 결과다. ‘우리 가족은 괜찮겠지’ 또는 ‘우리 고향 집은 괜찮겠지’ 하는 방심이 또 한 번의 전국적인 유행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직 고향 방문이나 모임, 이동이나 여행을 결정하지 못한 분들은 지금의 감염(확산)세에 경각심을 갖고 계획을 변경해달라”고 호소했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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