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신규 확진자 '500명'.."설 연휴가 재확산 분수령"
설 연휴 첫날인 11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로 올라가며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시작된 3차 대유행은 12월25일 정점(1241명)을 찍고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있다. “3차 대유행 가기도 전에 4차 대유행 온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불안한 전망이 현실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04명이다. 전날(444명)보다 60명 늘었다.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어선 건 지난달 27일(559명) 이후 보름만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설 연휴가 코로나19 재확산 기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설 귀성객들의 지역간 이동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날 전체 지역 발생 확진자 467명 가운데 82%(383명)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주(2.4∼10)를 살펴보면 국내 발생 확진자 수의 75%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며 “또 수도권의 ‘감염 재생산지수’는 1을 넘은 것으로 나타나 설 연휴에도 확진자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추가 감염시키는 환자 수를 말한다. 이 지수가 1을 넘어서면 유행이 확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0일~30일 감염재생산지수는 0.77~0.87대였지만,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 지수는 1.04로 뛰어 올랐다. 그는 “대한민국은 또다시 방역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1년이 넘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돌아보면 매 순간 분수령이 있었지만 방역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설 연휴가 가지는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타향에서 살던 많은 분들이 이동하고 만나는 것이 감염 확산의 통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집단발병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지인모임에서 접촉자 조사 중 46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47명이 됐다. 성동구 대학병원에서 누적해서 95명, 서울 강동구 한방병원에서 누적해서 총 2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 부천시의 영생교와 보습학원과 관련, 접촉자 추적관리 중 48명이 무더기로 추가 확진됐다. 총 101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견됐다. 또 부천시 어린이집에서 총 12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견됐다. 승리제단과 보습학원에는 같은 확진자가 다녀가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안산시의 제조업과 이슬람성원과 관련해서는 총 19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견됐다.
수도권 외에서도 집단감염은 끊이지 않고 있다. 충남 청양군의 마을이장과 관련해서 총 18명의 누적 확진자가 확인됐고, 호남권에서는 광주 서구 교회와 관련해 접촉자 추적 관리 중 7명이 추가돼 총 142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견됐다. 부산 동래구 목욕탕과 관련, 총 8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견됏다. 또 부산 중구 재활병원과 관련해서 총 38명의 누적 확진자가 확인됐다. 해운대구의 요양시설과 관련해서도 접촉자 추적관리 중 2명이 추가돼 총 19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해외 유입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변수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항체치료제나 백신 효과를 떨어트린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에서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80명이나 나왔다. 이 중에는 지역사회에서 ‘n차 전파’를 일으킨 사례도 포함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3개 변이바이러스 동시 발생국은 한국, 일본, 독일, 미국, 네덜란드, 터키, 프랑스, 캐나다, 노르웨이, 아일랜드, 덴마크 등 11개국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설 연휴 이후의 유행양상은 이번 연휴 동안 우리 모두의 의사결정, 행동의 결과”라며 “나는 또는 우리 가족은 괜찮겠지 또는 우리 고향집은 괜찮겠지, 하는 이러한 방심이 또 한번의 전국적인 유행을 가져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우리가 겪은 여러 번의 유행은 대규모 인구이동과 모임에서 발생했음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만약 아직까지 고향 방문이나 모임, 이동이나 여행을 결정하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의 감염세에 경각심을 가지고 계획을 변경해주실 것을 간절히 말씀드린다”라며 “이번 설날의 효도는 잠시 떨어져 있더라도 감염병으로부터 서로를 안전하게 지키고 가족 모두 건강한 것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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