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대만·홍콩·신장은 중국 내정"..바이든에 날선 경고
2011년 추억 말하며 "가능성 발휘하자" 대화 제안도
시진핑(習近平·67)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79)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홍콩·신장(新彊)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라”며 경고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22일만인 11일 이뤄진 미·중 정상 간 첫 통화에서다.
양국 정상 간 통화 직후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평한 경제 관행, 홍콩 탄압, 신장(新彊)에서의 인권 유린, 대만을 포함한 지역에서의 증가하는 공격적 행동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를 강조했다”고 발표한 데 대한 중국 측 반박이다.
하지만 시 주석은 우선 바이든 대통령에게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미·중 협력은 양국과 세계의 큰일을 해결하는 데 유리하다”면서 “미·중 대항은 양국과 세계에 한바탕의 재난”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과거 바이든 대통령이 2011년 중국 방문 당시 나눴던 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당신은 미국의 가장 큰 특징이 ‘가능성’이라고 말했다”면서 “이 가능성이 현재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오래전 시진핑 주석과 칭하이-티베트 고원에서 가진 사적 만찬에서 그가 나에게 한 마디로 미국을 정의해 달라고 물었다. 나는 ‘가능성’이라고 대답했다”고 발언한 데 대한 응답인 셈이다.
시 주석은 미·중간 대화 채널의 복원을 제안했다. 시 주석은 “미·중 양국은 각종 대화 기제를 새로 만들어 서로의 정책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오해와 오판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건설적 대화에 동의했다.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유구한 역사와 위대한 문명을 지닌 국가로, 중국 인민은 위대한 인민”이라고 말했다고 신화사가 전했다. 또 “미·중 양국은 충돌을 피하고 기후 변화 등 광범한 영역에서 협력을 전개할 수 있다”며 “미국은 중국과 상호 존중의 정신을 기본으로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눠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해와 오판을 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집권 기간 단절됐던 안보·경제 등 각종 대화 기제가 복원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는 캐나다(22일)→멕시코·영국(23일)→프랑스(24일)→독일(25일)→북대서양조약기구(NATO)·러시아(26일)→일본(27일)→한국(3일)→호주(3일)→인도(8일)에 이어 12번째로 이뤄졌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취임 후 2월 10일 통화를 갖고 춘절 인사를 나눴다. 당시 두 정상의 통화는 11월 14일 이후 두 번째였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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