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戰, 이제 관심은 '합의' 여부..극적 타결하나

황윤주 2021. 2. 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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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에서 LG 손을 들어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기업은 신차를 출시 2~4년 전부터 주요 부품 협력사들을 선정하고 신차 생산을 준비하기에 앞으로 나올 신차와 관련해 배터리 공급처를 대체할 수 있는 기간을 만들어 준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합의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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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토권' 카드 남아있지만 가능성 적어
앞으로 한 달 동안 합의 물밑 작업 본격화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에서 LG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배상금 합의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항소와 미국 대통령의 '비토권' 카드에 희망을 걸 수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 ITC "10년간 제한적 수입 금지"…포드·폭스바겐 배려= ITC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모듈·팩·관련 부품 소재가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미국 내 수입금지 10년을 명령했다. 다만 포드에 납품하는 부품은 4년 간 수입을 허용하고, 폭스바겐에 대한 부품 공급은 2년 간 허용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43만대 분량(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 2 공장을 건설 중이다. 투자 금액만 3조원에 달한다. 1공장은 현재 공사가 끝나 시제품 생산을 준비 중이며 내년부터 연 20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폭스바겐에 공급하게 된다. 2공장은 내년에 준공돼 2023년부터 포드 전기트럭 F-150 시리즈에 납품할 연 23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ITC가 이번 최종 판결에서 포드와 폭스바겐에 공급하는 부품 수입을 허용하는 유예 조치를 내린 것은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투자한 완성차 기업을 위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기업은 신차를 출시 2~4년 전부터 주요 부품 협력사들을 선정하고 신차 생산을 준비하기에 앞으로 나올 신차와 관련해 배터리 공급처를 대체할 수 있는 기간을 만들어 준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합의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항소·대통령 '비토권' 가능성 낮아…합의 급물살 타나= 현재 SK이노베이션에 남아있는 카드는 두 가지다. 우선 연방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소를 하더라도 수입금지 결정은 항소에서 이길 때까 지속된다.

두 번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비토권 행사다. ITC 결정 후 앞으로 60일간 미국 대통령의 리뷰가 이어지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수입금지 행정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이 역시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거부권 행사는 ITC의 행정 명령에 대해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정무적 판단을 내리는 것인데, 이번 최종 판결에서 ITC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포드와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에 대해 수입금지 유예기간을 부여했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애매한 상황이 됐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다만 대통령 심의가 이뤄지는 60일 동안 SK이노베이션이 공탁금을 내면 영업 비밀 침해 품목에 대한 수입 금지 명령이 일시적으로 중지된다. SK이노베이션이 합의를 위한 지렛대로 대통령 거부권을 요청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C 최종 결정으로 SK는 합의금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며 "설 연휴가 끝나면 합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양사가 적절한 수준에서 사건을 종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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